#17 천천히 쓴다.

열일곱번째 이야기

by 유월의햇살

어느덧 계절은 겨울이 왔다. 갑진년 한해는 나에게 있어서 너무나 많은 변화들이 있었고, 그 변화의 중심에서 나는 버텨내고 걸어왔다. 조금은 힘이 들거나, 지칠만한 순간도 있었으나 그때의 나에게는 '책임감'이라는 감정이 있었기에 그냥 묻고 넘어갈 수 있었던 것도 같다.

새로운 것들을 접하고, 사람들을 만나고 무언가를 배우는 것이 재밌기도 하고, 어렵기도 하다. 내가 원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기에 나는 귀신같은 촉으로 나에게 맞지 않는 조직과 공간에서는 빠르게 벗어났다. 나는 수천명 앞에서도 마이크를 잡는 것을 즐기지만, 조직생활은 어려운 사람이었다. 철저한 개인주의자로 살아가겠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그 와중에 결혼도 하고, 풋살팀도 조직해서 활동하는 것을 보면 개인성은 아마 경제활동과 연관된 부분에 국한되는 것 같기도 하다.


이런 나의 이중성, 양면성은 나를 잘 아는 사람들에게는 이미 스포 당한지 오래이다. 나를 얕게 아는 사람들은 쾌활하고 외향적인 모습으로 판단하는 경우도 많으나, 나는 지독하게 예민하고 날카롭다. 가끔씩은 내가 찔리고 베일때도 있을 정도니까. 40이 되면 그러지 않을 줄 알았으나, 나의 취향은 더욱 확고해지고, 호와 불호의 구분은 더욱 더 뚜렷해졌다.


나같은 사람들, 여기에는 많겠지? 적어도 글을 읽거나 쓰는 이들은 이 정도의 '벽'은 있지 않을까싶다.


아프지말자. 그리고 잠도 잘 자자. 동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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