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은 그러하듯이

12월의 첫날에

by 유월의햇살

11월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다. 나는 가벼운 접촉사고를 경험하였고, 수능시험을 다시 경험하였으며, 다시금 삶에 있어서 중요한 포인트가 될 달리기를 용기 내어 시작하였다. 달리는 일은 언제나 쉽지 않다. 누군가 내게 가장 잘하는 운동이 무어냐고 묻는다면 나는 오래 달리기라고 말해왔다. 그랬었고, 지금도 그런 편이라고 생각한다. 질문을 바꾸고 싶다. 가장 좋아하는 것은 무엇이냐고? 그렇다면 나는 역시 달리기라고 말하고 싶다. 질문을 바꾸는 의도는 무엇인가? 이제 만 나이로도 40이 넘은 지금 시점에서 내가 잘하는 것을 꼽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돌이켜 보면, 나는 잘하는 것이 그렇게 많은 사람은 아니었다. 대신 좋아하는 것이 뚜렷한 사람이었는데 그러다 보니 좋아하는 것을 계속하다 보면 잘하게 되는 것이 있곤 하였다.

참, 잘하고 싶은 것이 많은 사람이라고 생각된다. 거기에 비해 사실 잘하는 것은 거의 없는 게 아이러니이기도 하다.


나는 지금 생각한다. 내가 살아온 지난 삶을 반추해 보니, 청춘의 언덕을 열심히 넘고 내려가며 지금껏 달리고 있는 것 같이 느껴진다. 역시 나는 계속 달릴 것인데, 그 속에서 주위를 더 둘러보고 나와 함께 가는, 그리고 설혹 뒤에 있는 누군가도 데리고 갈 수 있는 그런 주자가 되고 싶다. 그것이 결코 느린 길이 아님을, 그리고 이기고 지는 것에서 초연해지는 것도 나름 의미가 있다는 것임을 승자독식의 논리가 진리인 양 숨 가쁘게 달려가는 이 사회에서 증명해 보이고 싶다.


모든 것은 그러하듯이, 나의 삶도 그러할 것이다. 오늘도 동네 한 바퀴를 그냥 뛰고 왔다. 빠르지 않고, 느리게 뛰면서 작은 가게 하나하나도 둘러보고, 향긋한 빵냄새도 맡아보고 스쳐 지나왔던 공간의 기억도 꺼내보면서 둘러보았다. 나의 삶의 여정도 이렇게 흘러갈 것임을 나는 알고 있다.


오늘 혹시 지친 마음과 아픈 기억으로 힘들어하고 있다면, 그대가 살아온 지난 삶을 축복해 보고 스스로에게 응원의 한 마디 건네는 그런 날이길 진심으로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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