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해 여름

첫번째 외출의 기억

by 유월의햇살

팔팔이는 작고 하얀 녀석이다. 눈과 코는 까맣고, 혓바닥은 새빨간 모습이 귀여운 강아지, 토이 푸들이라기에는 코가 짧아 할아버지 정도 대에서 말티즈 조상이 있을 것으로 합리적 의심이 드는 친구이다.


팔팔이가 2007년 8월 8일, 처음으로 우리 집에 온 그 해 여름, 누나가 해운대에 펜션을 예약하여 하루 정도 다녀오기로 했던 기억이 있다. 아마 팔팔이가 우리 집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집에 혼자 둘 수 없으니 함께 갔던 기억이 있는데, 그때는 차도 없으니 내가 안고 대중교통을 타고 집에서 해운대로 40여분 정도 버스를 타고 갔었던 기억이 있다. 너무 더운 여름날에, 갓난아기 같던 그 녀석을 제대로 된 캐리어 하나 없이 안고 갔으니, 참 나도 아무것도 모르는 반려인간이었던 것 같다. 그런 나의 부주의 때문에, 팔팔이는 펜션에 도착하자마자 몸이 축 늘어지는 것이었다. 나는 너무 놀라서 엄마에게 이야기를 하였고, 짧은 여름휴가를 즐길 계획이었던 우리 가족은 모두 근처의 애견샵을 찾아다니게 되었다. 동물 병원은 없는 관광지라서, 더 찾기 힘들었고, 그나마 애견 용품을 파는 가게에 들어갔는데, 주인의 번뜩이는 대처 덕분에 팔팔이는 회복을 할 수 있었다. 아마 그때, 급하게 설탕물을 팔팔이 입에 흘려서 먹였는데, 그것으로 정신을 차리고 회복하였다. 더운 여름에 탈진 및 탈수가 왔던 모양이었다. 그 작은 녀석이 몸을 못 가누고 축 늘어졌을 때 나는 어찌나 놀랬던지,,


데리고 온 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벌어진 소동에 나는 너무 놀랐고, 스스로를 책망하기도 하였다. 작은 강아지라서 약한가 하는 생각을 해보기도 했던 것 같은데,, 그런 일을 겪고 난 후 팔팔이는 올해 초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큰 병치레를 하지 않고 건강하게 살다가 세상을 떠났으니 갓난 아기 때의 홍역이 오히려 여생을 건강하게 살게 만들어준 게 아닐까 하는 추측을 해보기도 한다.


내가 아닌 다른 존재를 이렇게 걱정해본적이 없었는데, 나는 그 때부터 누군가를 책임지고 사랑하는게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을 배우게 되었다.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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