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안녕

너를 보내는 일은 참으로 힘들다.

by 유월의햇살

25년 1월 12일은 나에게 있어서 의미가 있는 날이었다. 여느 때와 같은 일요일 오후, 아마 세시 경이었던 것 같은데 집에서 전화가 왔다. 그 지난주에 집에 들렀다 왔었고, 그 당시에 팔팔이는 몸이 좋지 않았다. 최근 들어 섬망 증세를 보이고 있었으며, 잠을 자거나 식사를 하는 양이 많이 줄어 있었던 것 같다. 자세한 이야기는 집에서 잘해주지 않았기에, 나는 그러려니 하고 있었다. 전화에서 엄마는 떨리는 목소리로 팔팔이가 움직이지 않는다고 했다. 그래서 나는 일단 집으로 가겠다고 했다. 오후에 있는 일정을 취소하고 운전을 해서 도착한 본가에는 팔팔이가 옆으로 누워있고, 엄마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른 채 울고 있었다. 그리고 정신없던 그날의 저녁은 근처에 장례식장에서 끝이 났다.


인사를 하지도 못하고 보냈다는 생각에 가슴이 아파왔다. 어린 아기였을 때부터 건강하게 뛰어놀고, 그리고 쇠약해지는 나날들을 보면서도 떠남을 이야기하거나 예정하는 말들은 하지 않았다. 우스갯소리로 티브이에 나왔던 장수견의 이야기를 들며 36년을 살아갈 거라고 늘 이야기했다. 걷는 것이 힘들어지고, 눈이 잘 보이지 않아도 팔팔이는 그냥 누워 있거나 하지는 않았다. 내가 오면 구부정한 허리로도 나를 반겼고, 눈이 보이지 않아도 근처에 작은 몸을 기대어 나와 체온을 나누었다. 2007년 8월 8일 날 집으로 데리고 온날로부터 2025년 1월 12일이라는 시간 동안, 나는 20대 초반에서 40대가 되었다. 불타는 뜨거움으로 살던 나도 겸손과 절제를 삶에서 배워갔고, 그 사이에 팔팔이는 서서히 늙어갔다. 크게 아픈 곳 한번 없이 그래도 편안하게 삶을 자면서 마무리했던 팔팔이는 언제까지나 나에게는 최고의 친구였다. 그리고 동생이기도 했고,


이번 글을 쓰는 것이 너무 힘들었다. 지난주 일요일, 집에 들러서 부모님과 추도식을 하였다. 팔팔이를 닮은 인형을 부모님 댁에 두었고, 함께 기도하고 인사했다. 나는 나의 삶이 유한한 것임을 안다. 그리고 그 유한한 삶 속에서 내 삶을 잘 마무리하고자 매일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러나 나는 내 소중한 존재들의 유한성은 부정하고 싶었다. 참 어리석지. 내가 만남을 시작하였고, 이별을 겪어야 했던 모든 관계들, 그리고 그중에서도 팔팔이와의 만남과 이별은 언제까지나 큰 의미로 남을 것이다. 이 글을 쓰는 이유이면서, 그리고 나에게 주는 위로일 것이다. 인사를 하고 싶었다. 그 인사는 정제된 언어는 아닐지라도 감사의 감정만은 넘치게 넣어주고 싶었다. 매주, 글을 쓰지만 오늘은 참 힘들다. 언제까지고 함께 있고 싶었으나, 그러지 못하는 모든 것들에게 인사를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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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쯤이었을것 같다. 좋아하던 산책길에서, 엄마를 보는 모습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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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질이 좋진 않지만, 늘 함께 하던 방석에 앉아있는 고매한 모습, 털은 항상 아빠가 잘라줘서 부스스 하지만 나름 귀여운 스타일을 유지해왔다.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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