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의 취약계층에 있는 사람들과 그들에게 가해지는 위협, 그리고 그 부분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한국에서 살면서 내가 생각하는 의료 취약계층은 장애를 가진 사람 뿐이었다. 우리나라는 의료보장제도가 잘 되어있고, 종교나 민족에 대한 차별이 적거나 없는 편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 세계의 관점에서 기본적인 건강도 지키지 못하는 그룹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매우 좁고 짧은 생각으로, 나는 특정 종교도 없고, LGBTI도 아니며, 신체나 정신에 특정한 장애도 없기 때문에 이 모든 일이 나와 무관한 일이라고 생각한 적도 있다. 그러나 미국에 살고, 공부를 하면서 한 집단의 소수자로 살면서 느꼈던 소외감과 더불어 내가 한국에서 겪었던 일들도 나의 무지에서 비롯된 차별이었다는 것도 깨닫게 되었다.
미국에서 아시아인 여성으로 산다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언어와 인종문제를 떼놓고 동등한 인간으로 취급받기 위해선 돈이 정말 많아야 한다고 느꼈다. 나뿐만이 아니라 여러 취약 계층들을 보며, 같은 인간으로 태어났지만 내가 선천적이거나 후천적으로 결정되는 것들 때문에 차별과 차별에 따른 불이익을 경험해야 한다는 것이 속상하고,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했다.
'나와 상관없는 문제니까', '나는 겪은 적 없으니까' 라고 생각해왔던 지난 시간들이 후회된다. 조금 더 똑똑하고, 조금 더 남의 고통을 헤아릴 수 있었던 사람이라면 내가 지금 이렇게 편하게 잠 잘 수 있었을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 나는 언제나 가장 우위에서 모든 것을 누릴 수 있는 사람이 아니다. 전 세계에서 어떤 불이익도 받지 않는 계층은 단 한 계층 뿐이라고 생각한다. 젊은 백인 부자 남성. 우리가 젊은 백인 부자 남성이 아니라면, 우리는 분명 무언가를 우리 마음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아직도 많은 국가에서는 문화적 이유로 여성의 클리토리스를 자르는 일들이 일어난다. 아주 어린 나이에 남자 아이의 포경 수술을 하듯, 여성의 클리토리스를 자르고, 대음순을 자르는 할례를 한다. 그렇게 자르고 나면 소변을 보는 데 15분이 걸리고, 때로는 통증을 동반하고, 아이를 낳다가 죽기도 한다. 그러나 그런 나라들의 98% 여성이 같은 일을 겪고 있기때문에, 자신이 소변을 보는데 15분 걸리는 것이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하지 못한다. 나와 같은 모든 여성들이 이 일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도 그렇다. 내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건강을 해치면서까치 다이어트를 하고, 저체중을 원하고, 조금 더 예뻐지기 위해 성형수술을 하는 게 당연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이게 당연한거야'라고 생각하며 자신을 바꿔나간다.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하고, 건강한 음식으로 먹는 것을 비난하는 것이 아니다. 신체에 의학적 문제가 있어서 성형외과를 찾는 사람들을 모욕하고자 하는 것도 아니다. 그 선을 긋는 것이 매우 모호하고, 사람들이 저마다 다른 기준을 가지고 있기때문에 어디까지가 차별이고, 어디까지가 주도적이라고 말하기는 정말 힘들다.
몇 년 전 맥심에서 모델로 뽑힌 한 아나운서는 최근까지도 란제리를 입고 인스타그램에 영상을 올린다. 어떤 사람들은 그 사진과 영상을 보면서, 페미니즘의 관점에서 굉장히 불편하게 느낄 수 있다다. 그러나 그 사진을 올린 당사자는 아마 자신은 주도적으로 벗었고, 내가 이 것을 선택한 것이기때문에 남성중심주의 문화 아래 벗은 것이 아니라고 말할 것이다. 히잡을 쓰는 이슬람교의 여자들도 자신이 '자발적으로' 쓰고, 몸을 가렸기 때문에 이것은 차별이 아니라고 말할 것이다. 화장을 하는 것도 '나의 자존감을 위해 화장한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우리는 아직도 어디까지가 차별이고, 어디까지 문화상대주의라는 이름 하에 상대나 집단의 행동이나 문화를 이해해야할지 헷갈린다.
위 카툰에서 보여지듯, 무엇이 맞는지는 몰라도 어떤 문화권이든 아직은 남성중심주의(Male-dominated culture) 아래에 있는 것은 맞는 것 같다. 그들 두 집단이 서로를 바라보듯 말이다.
먼저, 여성은 그 자체로 취약한 의료에 취약한 국가나 민족들이 있다. Gender Based Violence(GBV)는 직접적인 육체적 성폭행 뿐만 아니라, 심리적이나 사회적 폭행도 해당된다. 조혼을 시키는 것, 임신 중지를 하지 못하게 하는 것, 또는 피임을 제대로 하지 못하게 하는 것 등도 성에 기반한 폭력에 해당된다.
전쟁, 재난, 차별 등 위험한 상황에 처해있는 사람들
지금도 내전을 겪고 있는 나라들은 많다. 그 곳에서 최소한의 안전도 보장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전쟁 중이 아니지만, 전쟁같은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 안토니오 구테흐스 UN 사무총장은 미얀마의Rohingya 로힝야 민족을 세계에서 가장 차별 받는, 또는 가장 차별 받는 그룹 중 하나라고 묘사했다.
95% 이상이 불교인 미얀마에서 이슬람이라는 이유로 차별받고 있는 로힝야족은 민족 청소(Genocide, Ethinic cleansing)이라는 이름하에 수시로 강간을 당하고, 폭행을 당한다. 법으로도 아이를 둘 이상 갖지 말도록 하는 산아 제한을 당했다. 나는 지금 1950년대, 60년대 얘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2020년 현재도 일어나고 있는 얘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One of, if not the, most discriminated people in the world
-UN Secretary-General Antonio Guterres
재소자
전 세계에는 대략 700,000명의 여성 재소자가 있다. 교도소라는 곳은 더이상 범죄를 저지르지 못하게 구금하고, 교화하는 곳이고, 자유를 빼앗는 형이 기능도 하고 있지만, 그 곳이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도 보장받지 못하는 곳이라는 뜻은 아니다. 그러나 미국조차도 아이를 낳을 때 수갑을 채우고 낳는다. 특히 캘리포니아에서는 2011년까지 여성 재소자들에게 영구 불임을 권했다. 2014년에야 그 법이 주법에서 금지가 되었지만 말이다.
포르투갈에서는, 세살까지 재소자가 아이를 키울 수 있게 해주고, 교도소 안에 키울 수 있는 시설이 마련되어 있다고 한다.
LGBTI (Lesbian, Gay, Bisexual, Transgender and Intersex People)
LGBTI 인구가 취약계층인 것은 대부분 사회의 편견, 낙인 때문에 생긴다. 케냐, 스리랑카, 자메이카, 시리아 등과 같이 동성애를 범죄로 보는 73개의 국가들은, 동성애자들을 감옥에 보내고, 감옥에서도 위협을 받게 된다. 또한 많은 종교단체들이 이들에게 죄를 범하고 있다는 듯한 말들로 편견을 부추긴다.
특히 남아프리카에서는 성소수자에대한 폭력이 HIV의 주요 이유가 되기도 한다. 그들은 "Corrective rape(교정 강간)" 이라며, 레즈비언들을 강간하는데 이런 성폭행이 HIV의 주요 원인이 되는 것이다.
* 이 영상은 실제로 레즈비언 여성이라는 이유로 강간, 살해 당한 Nonkie 이야기가 담겨있다.
장애 여성
최근 문소리, 설경구 주연의 오아시스를 다시 봤다. 설경구는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장애를 가진 문소리를 성폭행했다는 이유로 감옥에 간다. 실제로 식물인간을 성폭행하여 임신시키거나, 장애 여성, 장애 아동들을 성폭행하는 뉴스기사들을 보는데, 이런 문제가 일어나는 이유는 장애를 가지면 행동이나 정신적으로 제한되는 경우가 많아 그들이 자발적으로 동의했다고 보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로 장애를 가진 여성들은 정상 신체, 정신기능을 가진 여성보다 더 오랜 기간 폭력에 노출되고, 성폭행 위험도 증가하며, 불임을 강제당하거나, HIV 감염율도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1] 뉴질랜드에서는 18세 이상 아이가 지적 장애를 가지고 있으면, 부모의 동의 하에 불임 수술을 받을 수 있다. [2] 또한, 장애를 가진 여성들이 성욕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거나 좋은 엄마가 될 수 없다거나, 아이를 제대로 키울 수 없다고 하는 것 역시 편견이다. [3] 실제로 2015년 SBS 영재 발굴단에 나온 신희웅 씨의 부모님은 청각에 장애가 있지만, 아이의 말을 경청하고, 사랑을 주면서 훌륭한 아이로 키워냈다. 아이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돈이 아니라 사랑과 관심이라고 생각한다.
https://www.wikitree.co.kr/articles/237671
* '100점짜리 부모님' 청각장애 부부의 아들 교육
이하 네이버TV캐스트, SBS '영재 발굴단'아들에 대한 관심과 사랑으로 '100점짜리 부
이민자
이민자들이 가장 많이 겪는 문제는 문화적, 언어적, 경제적인 장벽에서 온다. 의료 보험제도가 국가마다 상이하게 때문에 어떤 보험제도에 가입해야할지도 모르고, 그 비용을 부담하기가 어렵다. 또 의료보험에 가입했다고 하더라도 병원에 가서 의사가 하는 말을 백퍼센트 알아 들을 수가 없다.
처음 미국에 왔을 때 볼리비아에 여행가기 위해 예방접종을 맞아야했다. 다행이 학교 보험으로 커버가 되었기때문에 보험을 찾고 가입하는 과정은 어렵지가 않았다. 그런데 예방접종을 하고 고산병 약을 의사에게 달라고 했다. 어떻게 찾으면 되냐고 해서, 처방전을 (~~~~) 하고, 2층에 있는 약국에서 받아가면 된다고 했다. 그런데 처방전을 어떻게 하라는 건지 제대로 못 듣고, 한국처럼 수납처에 가면 처방전을 줄 줄 알았는데 주지 않았다. 혹시 의사가 내가 처방전을 달라고 했다는 것을 잊어버린 줄 알고, 다시 들어가서 물어보려고 했는데 그 때는 이미 다른 환자를 진료하는 중이었기 때문에 갈 수가 없었다. 그래서 결국 고산병 약을 받지 못하고, 나왔는데 나중에 그냥 약국에 가면 이미 내 처방전이 그 약국으로 배달 되어있기때문에, 약만 돈을 내고 찾으면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 돈이 없는 이민자들, 언어도 특별한 기술도 없는 여성 이민자들이 고국의 상황을 피해 미국으로 이민을 오면, 무엇을 하며 생계를 유지 할 수 있을까? 그들은 몸을 팔고, 결국 에이즈나 성병에 노출된다. 실제로 이민자들의 성병 감염율은 높다.
"그럼 왜 와? 왜 말도 못하면서 와서 몸을 팔고, 성병에 걸려, 그냥 자기 나라에서 살면 되지?"
난민 기사에 이런 댓글들을 본다. 부끄럽지만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 그러나 전쟁, 재난 등으로 살 수가 없어서 목숨을 걸고 오는 사람들이 있다. 최근 베트남에서 영국으로 밀입국하던 사람들 40여명이 38도나 되는 콘테이너 박스에 갇혀 밀입국 하다 생명을 잃었다. 그 기사를 읽는데 영화 큐브가 생각났다. 큐브같은 방에 갇혀, 방이 점점 좁아지는데 탈출로를 찾지 못하면 좁아지는 큐브에 짓눌려 죽게된다. 우리 사회도 그런 큐브 방 같다는 생각이 든다. 편안하고 안전하게 먹고 지낼 수 있는 전 세계의 부분은 점점 줄어들고, 사람들은 점점 큐브의 중앙으로 몰려든다. 살기 위해 중앙으로 뛰어오는 사람들을 중앙에 있는 사람들은 밀어낸다. 그 사람들도 살아야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생각도 해본다. 어차피 결국 모두가 죽을 거라면, 중앙에 있는 사람들과, 점점 모서리에 다가가는 사람들이 모두 힘을 합쳐 큐브를 밀어보는 것은 어떨까. 그러면 큐브가 점점 좁아지게 하는 것을 멈출 수도 있지 않을까. 좁아지는 문으로 사람들을 던져넣어 죽이지 않고, 모두가 힘을 합쳐 그 큐브의 벽을 밀어내는 것이다. 지금 조금이라도 중앙에 가까운 사람들은 자신은 절대 모서리에 갈 일이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 벽은 결국 우리 모두를 덮쳐 올 것이다.
[1] Hughes, K., Bellis, M. A., Jones, L., Wood, S., Bates, G., Eckley, L., et al. (2012). Prevalence and risk of violence against adults with disabilities: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of observational studies. The Lancet,379(9826), 1621-1629. doi:10.1016/s0140-6736(11)61851-5
[2] Hamilton, C. (2014). Sterilization and intellectually disabled people in New Zealand: rights, responsibility and wise counsel needed. Kōtuitui: New Zealand Journal of Social Sciences Online 10:1, pages 36-45 https://www.tandfonline.com/doi/full/10.1080/1177083X.2014.953185?scroll=top&needAccess=true; Shrenk, A. (2011). New Zealand law on the sterilisation of intellectually disabled girls and women. Health Research Council Ethics Summer Studentship Report. Auckland, New Zealand, Health Research Council. http://www.hrc.govt.nz/news-and-media/news/ethics-summer-studentships
[3]American Association on Intellectual and Developmental Disabilities. (2013). Sexuality. Retrieved from https://aaidd.org/news-policy/policy/position-statements/sexuality#.Wz5HctJKjc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