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와 여성인권

by Sia

우리나라에서 최근 이루어진 에이즈 환자 연구는 2006년 12월부터 2018년 1월 까지 ‘한국 HIV/AIDS 코호트’에 등록된 HIV 감염인을 조사, 분석한 코호트 연구이다. 그런데 참가자의 연령과 성별이 약간 이상하다. 전국 21개 참여 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있는 18세 이상의 HIV 감염인으로서 조사 대상은 1,474명이었으며, 남자는 1,377명, 여자는 97명이었다고 한다. 2018년 미국 통계를 봐도 남자 감염자가 여자 감염자에 비해 5배 정도 많긴했지만 한국은 10배이상 차이가 나고 있다. 우리나라는 에이즈 환자에 대한 차별이 안그래도 심한 편인데, 여성 청소년 에이즈 감염자들은 차별에 차별을 더하여, 통계에도 잡히지 않는 인권의 사각지대에 있는 것은 아닐까.

우리나라에서는 정확한 정보를 구할 수 없어 일단 UN자료나 각 나라에서 통계로 낸 자료를 토대로 에이즈와 여성인권에 대해 얘기해보려고 한다. 일반적으로는 남성의 에이즈 감염율이 여성에 비해 월등히 높은데 불구하고, 특히,15-24세의 젊은 여성 또는 청소년기의 여성들은 에이즈 감염자 수는 이상할 정도로 더 많다. 2017년, 7000명의 10-24세의 청소년 또는 젊은 여성들이 에이즈에 걸렸는데, 이는 또래의 성인 남성이 걸린 수치의 두배 가량이다 [1]왜 젊은 여성이나 청소년들이 에이즈에 취약한 것일까?

먼저, 성불평등을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젊은 여성들은 친밀한 파트너의 폭력(Intimate partner violence, IPV)이나, 이른 결혼, 결혼 후 강간, 성매매 등 성에 기반한 폭력(gender-based violence)의 주요 타깃이 된다. 이런 폭력은 HIV에 쉽게 노출되도록 하는데, 콘돔을 사용하자고 말하는 성관계 시 협상 실패나 성관계전 STI 검사를 받은 뒤 성관계를 시작하자는 요구를 하기 불가능한 상황에 처하게 한다. [2] 또한, 이런 남녀 힘의 불균형은 치료과정에서도 문제가 된다. 어떤 치료를 원하는지, 어떤 검사를 하고 싶은지를 자기 입으로 말할 수 없고 남편이나 남성 보호자의 의견을 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청소년의 경우 부모의 역할이 크게 작용하므로 그들이 자신의 몸에 대해 갖는 인권은 무시 당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결혼한 세네갈, 나이지리아 등의 아프리카15-19세의 결혼한 여성들 중 80%이상은 자신들의 건강 관리를 직접 관리할 수 없다고 답했다 [3]

뿐만 아니라, 가난과 에이즈 역시 떼어 놓을 수 없는 관계다. 이 부분은 우리나라에서는 예외일 수 있는게,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에이즈 치료가 무료인 국가다. 이 부분은 정말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다른 나라에서는 집안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어린 여자들이 치료를 받는 대신 생계를 위해 일한다. 그런데 가난하고 교육을 제대로 받지 않은 여성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 그래서 성매매를 하기도 하고, 원조 교제를 하기도 하여 또 다시 에이즈 확산에 기여하기도 한다 [4] 우리나라의 경우는 오히려 에이즈 환자라는 꼬리표가 무서워서 가지 못하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다. 사회적 시선으로 인해 에이즈 검사를 받는 것 조차도 터부시되는 현실에, 에이즈 환자라서 약을 계속 타서 먹는 것은 상상하기가 힘들다.

이런 사례들 처럼 제대로 된 예방과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것, 제대로 된 요구를 하지 못하는 것은 심각한 인권 침해이다. 인권을 침해 할 뿐더러, 인권 침해로 인해 HIV 확산에 기여하고, 차별을 심화시킨다. 이런 인권침해의 원인은 에이즈에 대한 교육 부족으로 인한 오해, 이해 부족으로 인한 편견에서 기인한다. [5]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2030 아젠다와 인권에 대한 범 세계적 선언과 같은 곳에서 언급하 듯 모든 인간은 건강에 대한 권리와 건강관리 서비스에 접근할 권한이 있다. 사람들은 또한 인간의 존엄성을 침해받지 않고 똑같은 치료를 받을 권리를 가진다. 만약 인권이 보호되어, 어린 여성들이 성폭력에 노출 되지 않고, 파트너에게 에이즈 검사를 요구하고, 콘돔을 사용하도록 할 수 있다면 에이즈의 유병률은 줄어들 것이다. 뿐만 아니라 에이즈에 걸린 것도 모른채 아이를 낳거나 접촉하여 에이즈 환자를 재생산하지 않을 수 있도록 적절한 대책을 세울 수 있다.

우리나라의 에이즈 유병률이 증가 추세에 있는 것은 어쩌면 이제 검사율이 더 많아지고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일 수 도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연령과 성별 등을 더욱 확대 조사하여 적절한 제도적 장치들을 마련하여, 에이즈 환자들이 제때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했으면 한다. 알아야 예방할 수 있고, 치료의 가능성을 열어 둘 수 있다. 또한 에이즈 교육을 시행하여 사람들이 편견 어린 시선도 없애야한다고 생각한다.

References:

[1] UNAIDS (2017) ‘When women lead change happens’, p2 [pdf]

[2] https://www.unaids.org/sites/default/files/media_asset/2016-prevention-gap-report_en.pdf

[3] https://www.avert.org/professionals/social-issues/gender-inequality#footnote7_5ws2p7d

[4] Roberts, S. T., Haberer, J., Celum, C., Mugo, N., Ware, N. C., Cohen, C. R., . . . Baeten, J. M. (2016). Intimate Partner Violence and Adherence to HIV Pre-exposure Prophylaxis (PrEP) in African Women in HIV Serodiscordant Relationships. JAIDS Journal of Acquired Immune Deficiency Syndromes,73(3), 313-322. doi:10.1097/qai.0000000000001093

[5] UNAIDS, HIV – Related Stigma, Discrimination, and Human Rights Violations: Case Studies of Successful Program (April 2005). http://data.unaids.org/publications/irc-pub06/jc999-humrightsviol_en.pdf.

[6] https://www.avert.org/human-rights-and-h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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