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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치와와입니다 Oct 18. 2024

추락 중의 풍경 11

추락 중의 풍경 11


한동안 책 읽기와 필사를 멀리하게 되었다.

내 삶에 터진 불안한 일들로 인해 온전한 정신으로 책을 붙잡고 있을 수 없었으며 펜을 들어 글을 쓰는 행위를 할 여유가 없다는 생각이 내 머릿속에 가득 차 있는 상태로 지내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책을 읽지 않고 보내는 시간들이 막연하게 불안한 느낌으로 다가오는 시간들이었다.

언젠가 다시 시작해야지, 다시 읽어야지 하는 시간들이 3-4개월이 지속되었고 여유가 없다는 핑계들이 계속 쌓여가던 중 최근엔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모든 게 하기 싫었던 무기력함에 여유가 없다는 핑계를 대고 있던 건 아니었을까..?'

이런 생각이 든 이후엔 조금씩이라도 책을 펼치려 노력하기 시작했다.


의외로 생각보다 책이 머릿속에 더 잘 들어오는 기분이었다.

무언가 정리되지 않는 현실의 일들이 책을 읽고 메모하는 습관으로 조금은 차분해지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물론 이전에도 그런 순간들이 있었지만 그 당시엔 현실이 이렇게 답답한 적이 없었기에 아마 더 큰 체감을 하게 된 게 아닌가 생각한다.


책뿐만이 아니다.

어쩌면 난 내 삶 전반적인 부분들에서 무기력함이라는 블랙홀에 빨려 들어가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내가 돌던 궤도에 변화가 생겼고

그 변화를 두려워하며 궤도에서 벗어나 저 멀리 어딘가에서 떠돌고 있었던 듯하다.


이제는 조금씩 다시 원래 궤도로 돌아가야겠다.

이대로 계속 궤도에서 벗어나 어딘지도 모르는 곳으로 떠가는 것을 바로잡을 필요가 있겠다.

변화에 발맞춰 궤도를 조금씩 수정하고 다시 나의 궤도를 만들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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