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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치와와입니다 Oct 17. 2024

추락일지

무중력 추락


얼마 전 회생을 진행 중인 변호사 사무실을 통해 법원의 통지를 받았다.

앞으로 회생을 하면서 매달 변제해야 할 금액을 대략적으로 안내받았다. 

아직 확정은 아니고 예상치이긴 하지만 역시 꽤나 높은 금액이 예상되고 있다.

기다리는 시간 동안 꽤나 마음 졸이며 되도록 적은 금액이길 바라긴 했지만, 

내가 빌린 돈이고 내가 갚아야 하는 게 당연한 만큼 받아들이는 방법 외엔 없는 듯하다.


그러다 보니 요즘 생활 곳곳에서 돈을 아끼려고 노력 중이다.

이전에는 신경 써본 적 없는 각 종 공과금부터 시작해서 교통비까지 사소한 것들도 조금이나마 아끼려고 노력 중이다. 이런 과정 속에서 참 내가 모르는 세상이 많았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요즘이다. 이렇게 알뜰하게 살아가는 게 현명한 습관이라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익숙지 않은 행동과 생각이라 그런지 생각보다 스트레스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또한 경험이리라. 지금 이 시기의 나의 이 경험들은 앞으로 나의 인생에 다른 시련들이 닥쳐왔을 때 다시 한번 일어설 수 있는 힘을 길러줄 것이며 주변 모든 것들의 소중함을 당연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알아차릴 수 있게 해주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이제 나의 추락은 단순히 높은 곳에서 떨어지기만 하는 추락이 아니다.

단순하게 위와 아래가 나눠져 중력에 이끌려 떨어지는 것이 아닌, 

무중력 상태에서의 추락처럼 내가 보지 못했던 나의 시야 뒤편을 바라볼 수 있게 만들어준 기회일지도 모르겠다. 어차피 인생 둥둥 떠나니며 세상을 둘러봐야 한다면 떨어지고 있다는 느낌으로 밑만 바라보는 것이 아닌 위아래 없이 유영하듯 삶을 바라보며 지내고 싶다.

이젠 다른 시선으로 내 삶을 그리고 세상을 바라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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