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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하 중의 풍경 9

by 육당탕탕

세상에 그 자체로 온전한 가치는 없다.

당당함은 상황에 따라

예의 없음이 되기도 하고

분노는 용기가 되기도 하고

예민은 감각이 되기도 하고

수줍음은 겸손이 되기도 하고

오만은 자신감이 되기도 하며

충동은 결정이 되기도 한다.


내가 가지고 있는 어떠한 가치의 양면성을 인식하고

'무조건 좋기만 한 것은 없다'라는 이해 아래

그 가치의 다른 반대의 면조차 인정하고 받아들인다면

내가 가지고 있는, 때로는 나 스스로 맘에 들지 않는 그 모습들도 조금은 받아들이기 쉬워진다.


'나의 ~~ 면이 싫다, 조금 더 ~~ 한 사람이 되고 싶다'

어쩌면 이러한 생각 자체가 나에 대한 진정한 이해가 부족한 증거가 아닐까 생각한다.

내가 가지고 있는 특정 모습은 그 모습 자체로 이루어지지 않으며

분명 다른 면의 다른 모습을 가지고 있을 테고, 그 모습이 내 마음에 들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다른 면의 그 모습은 어떤 형태를 가지고 있을지를 알아주고

나 스스로도 싫을 수 있는 그 모습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게

진정 나답게 될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스스로의 어떤 한 모습만을 편애하지 않기를,

마주하기 어려운 나의 어떤 모습도 마주 보고 알아차릴 수 있길.

오늘도 뒤돌아보고 한번 더 바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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