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속 등장인물들은 작가를 닮는 걸까.
화요일의 언니들과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내 글의 문제점을 알 거 같아요."
"뭔데?"
"주인공들이 말이 없어요. 생각은 많은데, 말을 안 해요. 그래서 독백이 많고 단답형 대답이 많아요."
"자기 닮았네."
함께 웃었다.
나는 내가 말이 많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니었나 보다.
밝고 통통 튀는 인물로 설정하고 쓰기 시작했는데 점점 말수가 줄어들고 시들시들해졌다.
주인공이 여가 시간에 주로 하는 일은 엎드려서 책 읽기, 이어폰 끼고 음악 듣기가 되어버렸다.
집에서 나가지를 않는다.
기껏 나가서 하는 건 산책뿐.
아...
이런 게 바로 캐릭터 붕괴라는 건가.
주인공이 자꾸만 나를 닮아가는 건 내 실력이 이거밖에 되지 않아서겠지.
나를 닮은 주인공이 아니라 내가 닮고 싶은 주인공을 쓸 수 있게 되길.
<이미지 출처-픽사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