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비는 왜...
매일매일 로맨스 소설을 쓰다 보니... 힘들다.
머리를 식힐 겸 집어 들었던 책은 <칼의 노래>였다.
글을 쓰다가 지치면 칼의 노래를 읽었다.
칼의 노래로 충전을 하면서, 매일 아침부터 저녁까지 쉬지 않고 썼다.
아... 이제 안 되겠다.
더는 뭘 못쓰겠다.
머리를 식힐 뭔가가 또 필요하다.
문득 삼국지가 떠올랐다.
바로 한 권을 주문했다.
어릴 때 읽었던 노란색 표지가 아닌 개정판이었다.
책장을 넘겼다.
개정판 삼국지에는 주인공들의 모습이 그림으로 담겨있었다.
나는 그만 깔깔 거리며 웃고 말았다.
아... 이게 뭐야!
장비, 너무 한 거 아니야!!
아이를 불렀다.
이리 와서 이것 좀 봐봐.
이거 너무 한 거 아니니?
아이에게 장비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둘이서 깔깔 웃었다.
아이가 자신의 삼국지 책을 들고 왔다.
엄마, 여기서 보면 장비는 술과 돼지를 팔러 다니는 사람이래요.
술과 돼지를 팔러 다녀도 얼굴은 차은우일 수 있는 거잖아!
엄마. 장비는 장대 같은 키에 호랑이 수염을 한 부리부리 한 남자래요.
수염을 기른 장대 같은 부리부리 한 남자라고 해도 얼굴은 변우석일 수 있는 거잖아!
너무해. 장비만 이게 뭐야!
나는 투덜거렸다.
우리는 한참을 웃었다.
다음에는 야성미 넘치는 멋진 모습으로 그려주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