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해리포터를 읽어본 적이 없다. 영화도 1편만 작년인가 처음, 아이와 함께 본 게 전부다.
그런 내가 요즘 해리포터에 대한 많은 이야기들을 아이를 통해 듣고 있다.
"엄마! 번역된 걸로라도 꼭 읽어 봐요."
아이가 거듭 당부한다.
나는 건성으로 대답하면서 삼국지를 읽는다.
그러던 어느 날, 어떤 한 이야기에 나는 꽂히고 말았다.
스네이프가 해리포터의 엄마를 좋아했다고?
해리포터 엄마의 이름은 릴리인데, 릴리를 어릴 때부터 좋아했다는 얘기.
그리고 해리포터의 두 눈이 죽은 릴리와 똑 닮았다는 것.
음...해리포터를 볼 때마다 스네이프는 무슨 생각을 할까.
"엄마, 죽음의 성물을 읽어봐요. 거기에 스네이프의 뒷이야기가 나와요."
나는 또 건성으로 대답하면서 혼자만의 상상으로 스네이프란 인물에 대해 생각해 본다.
나의 생각을 읽기라도 하는 걸까.
유튜브 알고리즘이 찰리 푸스의 Dangerously라는 노래의 영상을 추천했다.
스네이프의 영상과 함께...그와 딱 어울리는 노래라면서...
정말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하면서 듣고 또 들었다.
그러면서 점점 더 스네이프에 대한 나의 상상은 몸집을 불려 나갔다.
1. 데이비드 쿠쉬너의 Skin and Bones
2. 킹 누의 Hikoutei
3. 찰리 푸스의 Dangerously
4. 데이비드 쿠쉬너의 Daylight
5. 코난 그레이의 Memories
그리고 마지막으로...
6. 요네즈 켄시의 Chikyugi
이 여섯 곡의 노래를 순서대로 매일 듣는다.
밥을 먹으면서 아이와 함께 노래를 들었다.
첫 번째 곡부터 마지막 곡까지, 내가 상상한 스네이프의 스토리를 노래와 함께 들려주자 아이가 깔깔 웃는다.
"해리포터에 나오는 스네이프랑 정말 다른데요? 근데 이상하게 노래랑 스토리가 잘 맞아요."
우리는 밥을 먹다 말고 한참을 웃었다.
사실은 슬픈 이야기인데, 웃기다.
오늘은 다른 노래를 한 번 들어볼까.
3호선 버터플라이의 <헤어지는 날 바로 오늘>을 틀었다.
"이 노래 한 곡에 엄마가 만든 스네이프의 모든 이야기가 다 들어있어요."
"그래? 엄마의 노래 선곡, 장난 아니지?"
나는 우쭐댔다.
음....
그러고는 다시 여섯 곡의 노래를 차례대로 들었다.
<이미지 출처-야후재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