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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드는 생각

옷은 많은데 입을 게 없어

by 차분한 초록색

아침부터 이거 입었다 저거 입었다, 옷장을 들쑤신다.

이건 너무 더울 거 같은데…

(사실은 더워 보일 거 같은데…)

이건 아직 추울 거 같은데…

(그래도 봄이니까 이걸 입어야겠지…)


나는 아직 코트가 좋은데 남들이 보기엔 혼자만 한겨울이라고 생각할 것 같고.

트렌치코트를 입자니 난 아직 추운데…


나는 트렌치코트를 집어 들었다.

이너를 좀 두껍게 입으면 되겠지.


그런데 이번에 문제는 트렌치코트를 입은 내 모습이 너무 어색해 보인다는 것.


그리고 그 안에다가 두꺼운 니트를 입었더니 뭔가 더 어색하다.

누가 그냥 그날그날 입을 옷을 머리부터 발끝까지 알려주었으면 좋겠다.


결국 나는 교복처럼 입고 다니는 검은색 바지에 맨투맨을 입고 코트를 걸쳤다.


목이 너무 썰렁해 보이는데?


선물 받은 트윌리를 묶어본다.

영 어색하다.

검은색 코트에 연핑크 트윌리라…


고기도 먹어 본 사람이 먹는다고.


뭔가 그냥 다 어색하기만 하다.


벌써부터 땀이 비질비질 난다.

집을 나서기도 전부터 지쳐버린다.


아… 학부모 총회 때는 또 뭘 입나.

벌써부터 걱정이다.

꾸안꾸 스타일이 최고라는데.

그게 제일 힘들다고요!!


그냥 나가자.

뭐 아무도 내가 뭘 어떻게 입었는지 신경도 안 쓸 텐데.



<이미지 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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