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새벽 4시
꾸역꾸역 6화 차까지 쓴 글을, 버렸다.
어떻게든 녀석의 손을 잡고 끌어내려고 해 보았지만, 아닌 건 아닌 거다.
아무래도 너는 좀 더 쉬다가 나와야 할 거 같아.
너에게는 지금 휴식이 필요해 보여.
나는 이야기를 다시 집어넣었다.
밤 10시.
빨리 자라고 아이를 종용한다.
네가 자야 엄마가 시작할 수 있어.
그런데...
엄마, 나 혼자 자야 돼요?
응, 왜? 엄마랑 자고 싶어?
아이가 씩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인다.
요즘 들어 부쩍 아이가 엄마와 함께 자고 싶어 한다.
나는 망설였다.
그러다 문득 든 생각은, 언제까지 얘가 나랑 자고 싶어 할까?
나는 아이 옆에 누웠다.
나의 알람 시간은 자정에 맞춰졌다.
밤 12시에 커피를 탄다.
자리에 앉는다.
어느덧 시간은 새벽 4시.
나는 1화를 썼다.
이걸로 다섯 번째 1화다.
카페인이 온몸에 퍼져서 정신이 말똥말똥하다.
그래도 내일을 (오늘 아침을) 위해서 잠깐이라도 자야겠지.
다시 슬그머니 아이 옆에 눕는다.
아이가 고등학생이 되어, 기숙사에서 생활하게 되었다.
신이 난 아이는 학교 구석구석을 내게 소개해준다.
그때, 네가 엄마랑 같이 자고 싶다고 하던 때에 네 옆에 함께 눕길 잘했어.
종알거리는 아이를 보며 생각했다.
알람 소리에 눈을 떴다.
꿈이다.
아침 8시.
5분만 더...
몸을 뒤척이며 생생했던 꿈을 떠올린다.
그렇게 되면 정말 좋겠네.
오늘 밤도 아이 옆에 누워야겠다.
알람은 12시.
두 번째 2화를 써야지.
<이미지 출처-픽사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