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편의 무료연재 경험을 바탕으로 이제 나도 투고라는 걸 한 번 해볼까.
14회, 6만 3천 자 분량의 글을 썼다.
이 정도면 대부분의 출판사에서 요구하는 '5만 자 분량 10회 차 이상의 원고'라는 기본적인 조건은 갖춘 셈이니 한 번 해보자.
먼저 장르별 출판사가 자세히 소개된 사이트에 들어 가 리스트업을 했다.
이렇게 많은 출판사가 있었다니!
내 나름대로의 1군, 2군, 3군으로 나눠서 순차적으로 작업에 돌입했다.
아, 그런데 이게 원고만 있으면 되는 게 당연히 아니었다.
시놉시스
두둥!
시나리오 쓸 때에도 이게 제일 힘들었지.
특히나 간결하게 몇 줄로 쓰시오,라고 하면 그때부터 머리에 쥐가 난다.
이 사람들의 서사를, 기나긴 이야기의 흐름을 어떻게 단 몇 줄로 요약을 하나.
그게 매번 힘들었었는데.
이번에도 피해 갈 수 없었다.
더군다나 출판사마다 요구하는 분량과 디테일이 다 달랐다.
기획의도와 작품특징, 셀링 포인트, 타깃 독자층 심지어 작가소개를 원하는 곳까지.
나는 시놉시스를 작성하면서 생각했다.
이거 너무 과대포장하는 거 아닌가.
기획의도니 뭐니 그런 거 없이 그냥 쓴 건데.
비루한 나의 글을 그럴싸하게 포장하는 기분이 들어서 갑자기 헛웃음이 났다.
시놉시스와 함께 첨부한 나의 원고를 다시 읽어본다.
이게 될까?
소위 '내 글 구려병'이 고개를 쳐들면서 나도 모르게 나의 글을 비웃었다.
하지만 내가 너를 안 믿으면 누가 널 믿어줄까.
믿어.
다시 1회부터 또 써야지.
새로운 5만 자를 써야지.
슬그머니 속으로 다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