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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뜨고 코베일 뻔

by 차분한 초록색

지난주, 여러 출판사에 투고를 돌리고 드디어 첫 투고합격 연락을 받았다.


작가님이 원하신다면 저희 00에서 작품을 진행해보고 싶습니다.


아!! 완전 원해요!!

진행해 주세요!!


나는 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하루 종일 들떠서 방방 댔다.

그날 밤은 곱창볶음에 맥주를 한 잔 하고는 쓰러지듯 잤다.


하지만 다음 날 아침.

출판사에서 보내온 가계약서를 보던 나는 고개를 갸웃했다.


음, 이건 뭔가 이상한데?


그때부터 시작된 계약서 항목별 분석.


이런, 독소조항이 왜 이렇게 많아.


그냥 지나치기 쉬운 애매모호한 표현들과 대놓고 드러내는 권리침해.

지난밤, 들떴던 기분이 차분하게 가라앉았다.

이상하게도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다.

그저 궁금증이 일었다.


이런 계약서에 O.K 할 거라고 생각한 건가.

대체 뭐지?


은근한 독소와 노골적 독소를 항목별로 정리해서 문의 및 수정요구를 작성, 이메일로 보냈다.

또다시 기다림의 시작이다.

아무리 갈증이 나도 독약이 든 물을 마실 수는 없지 않은가.



제발 그러지 마세요.

너무 노골적인 건 좀 그렇잖아요.



<이미지 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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