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투고를 돌린 이후로 한 줄의 글도 쓰지 못하고 있다.
초조하기도 하고 들뜨기도 한 마음이 좀처럼 잡히질 않는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장을 보러 나갔다.
이것저것 잔뜩 장을 보고, 평소 같으면 냉장고에 넣어두고 말았을 식재료들을 전부 요리해 버렸다.
오후 3시 40분
기다리던 연락이 왔다.
떨려서 못 보겠어.
나는 저녁을 먹고 나서야 메일을 열었다.
불가합니다.
불가합니다.
문의 및 수정요청한 항목에 대한 대부분의 것들이 불가였다.
어느 정도 예상은 했었다.
당연하겠지.
하지만 절대로 양보할 수 없는 한 가지가 있다.
다른 거 다 안된다고 해도 이것만 해주면 그냥 해야지 했던 하나의 항목.
저작인격권의 존중
작가의 저작권을 존중해주지 않겠다는데.
일체의 권리 및 저작인격권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항목에 사인하라는데.
사양하겠습니다.
나는 씁쓸하게 돌아섰다.
그동안 제 글에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더 이상의 진행은 어려울 듯합니다.
답장을 보낸 후 TV앞에 앉았다.
의미 없이 돌아가는 채널.
허탈함이 몰려왔다.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컸다.
그래도 수익은 있다.
계약서를 보는 눈이 생겼다는 것.
어렵기만 하던 용어들과 이해가 되지 않던 문구들이 의미하는 바를 알게 되었다는 것.
역시, 그냥 얻어지는 건 없나 보다.
<이미지 출처-픽사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