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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숭아 판나코타식 사랑 고백

몇십 년 만의 시집

by 차분한 초록색

어제, 친구와 함께 서울 국제 도서전에 다녀왔다.

6년 만이었다.

그게 벌써 6년 전이었다니.


분위기는 그때와 사뭇 달라진 듯, 보다 다채롭고 보다 많은 사람들이 북적북적 붐비고 있었다.

우리는 발길 닿는 대로 이리저리 휩쓸려 다니며 이런저런 책들을 구경했다.


책이라는 게,

구경하다 보면 휘리릭 한 번 넘겨보고 싶어지고,

표지가 예쁘면 사진도 찍어보고 싶고,

그러다가 어느 한 구절에 꽂히면 서서 읽어보기도 하고.


기웃기웃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가본다.

락커 앞에 서 있는 사람들.

여긴 뭘까?

락커에 적힌 책의 구절들.

마음에 들어 열어보면 그 안에 책이 들어있다.


어제, 내가 꽂힌 구절은,

한낱 변방의 작은 나라에 지나지 않았던 진나라가 강성해진 이유는 무엇인가?

였다.


락커를 열자, 그 안에 들어있던 책은 사마천의 사기였다.


언젠가 읽어보고 싶긴 했지만, 아직 읽어보지 못했다.

그래서 이 구절이 끌렸던 걸까?



나오는 길에 시집 한 권을 샀다.

표지가 예뻐서 휘리릭 한 번 넘겨봤는데

그때 나온 시가 마음에 들어서, 샀다.

시집의 제목은 <복숭아 판나코타식 사랑 고백>

몇십 년 만인가. 시집을 산 건.



어느 숲 속 작은 집

지나치도록 포근한 바람과

무엇이 이토록 다정할까 싶은

-p.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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