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롯이 혼자

....인 줄 알았는데 아니다.

by 차분한 초록색

요즘 들어 그런 생각이 많이 든다.

글을 쓴다는 건 참 힘든 일이구나,라는.


세상에 힘들지 않은 일이 어디 있겠는가.

더욱이 나는 지금 내가 좋아서, 하고 싶어서 하는 일이지 않은가.

그런데도 힘들다고 징징대는 건 배부른 소리겠지.

안다.

알지만, 힘든 건 힘든 거다.

누구에게 물어볼 수도, 도와달라고 할 수 없이 오롯이 혼자 해내야만 하는 일이다.

어디다 힘들다고 하소연하기도 겸연쩍다.


전에는 새벽 세네시까지 해도 피곤한 줄 몰랐는데

요즘은 두시만 돼도 졸려서 눈이 감긴다.

한 살 더 먹은 탓인가.

아니면 자꾸만 도망치고 싶어 져서일까.


그저께, 퇴근 후 집에 들어온 남편이 노트북을 노려보고 있는 날 보고 깜짝 놀라 말했다.


"얼굴이 왜 그래?"

"내 얼굴이 왜?"

"엄청 안 좋아 보여."

"......"

"완전 피곤에 절어서 어디 아픈 사람 같아."

"흑염소를 먹을 때가 됐나."


나의 말 한마디에 남편은 그 길로 다시 나가 생활협동조힙의 흑염소진액을 사 왔다.

'혼자'가 아닌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지치지 않게 도와주는 사람도 있고,

응원해 주는 사람도 있다.

그러니 글을 쓰는 건 내가 짊어져야 하는 내 몫인 거다.


적어도 화장실은 내 맘대로 갈 수 있지 않은가.

배가 고프면 밥을 먹고, 졸리면 잘 수도 있고.


다이어리에서 5 년 전, 아이가 써주었던 메모를 발견했다.

'엄마, 힘내면 작가가 될 수 있어요!'

5년 동안, 엄마는 힘내고 있던 거지?


더는 아무 생각도 하지 말자.

그냥 쓰자.

자꾸 뒤돌아보고, 스스로를 의심하는 건

구질구질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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