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봄인가 싶어 가벼운 차림으로 약속 장소로 가던 어느 날.
전철 안 사람들의 옷은 아직 겨울이었다.
나 혼자만 봄인 것처럼.
아니나 다를까.
그날 나는 매섭게 불어오는 찬 바람에 오들거렸다.
역시 3월은 춥구나.
새삼 느꼈다.
그리고 어제.
아직 3월이니까.
너무 가볍게 입으면 춥겠지...
이런이런, 산들산들 봄처럼 가벼운 사람들의 틈에서
나는 혼자 겨울의 끝자락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사람이 되었다.
역시 3월은 봄인가.
집안에만 틀어박혀 있다가 나온 나는 어리둥절했다.
밤이 되어 잠자리에 들었다.
이상하다.
분명 어젯밤까지만 해도 밤이면 추웠는데.
덥다.
나는 이불밖으로 발을 뺐다.
어제까지 겨울이었는데, 느닷없이 봄이 되어버렸다.
갑자기 날이 너무 따뜻해졌다고, 그래서 지금 발등이 뜨겁다고 투덜거리자, 옆에 누운 아이가 말한다.
'이제 여름'이라고.
어제까지 겨울이었는데.
이제 곧 여름이라니.
너무나 극단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