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폐막식

반가운 얼굴들

by 차분한 초록색

드디어 올림픽이 막을 내렸다.

방학의 시작과 함께 여름밤잠을 설치게 했던, 우리의 여름방학 계획을 대폭 수정하게 만들었던 파리 올림픽.

살면서 이렇게 올림픽을 열심히 챙겨본 건 처음이었다.

아이 덕분이다.


아이는 폐막식도 라이브로 보겠다며 새벽 3시 45분으로 알람을 맞춘다.

설마 하니 정말 일어날까 싶었는데 벌떡 일어나 TV앞에 앉는다.

나는 졸린 눈을 비비면서 옆자리에 앉았다.

출근을 앞둔 남편은 비몽사몽 상태로 누워있다.

새벽 4시부터 시작한 폐막식을 6시 즈음까지 보다가 기권하고 말았다.


아, 그런데 이게 웬걸.

다음날 신문에 톰 크루즈의 깜짝 등장에 대한 기사가 실린 게 아닌가.

좀 더 참고 봤어야 했는데.



어젯밤.

"엄마! 웨이브에서 올림픽 다시 볼 수 있어요!"


우리는 미처 다 보지 못한 폐막식 뒷부분을 보기 시작했다.

톰 크루즈가 등장해서 마치 한 편의 영화를 찍듯 지나갔다.

그리고는 두둥

어? 저, 저건 혹시 레드 핫?

생각지도 못했던 레드 핫 칠리 페퍼스의 공연.

아직도 웃통을 벗고 악동처럼 무대 위를 날뛰는 그들의 모습을 보니 마음이 뭉클했다.


그런데 그게 끝이 아니었다.

설마 스눕 도기 독?

오 마이 갓!

그리고 또, 닥터 드레?

와우!

내가 레드 핫 칠리 페퍼스에 이어서 스눕 독과 닥터 드레의 공연을 아이와 함께 TV로 보게 될 줄이야!!!



그들의 팬, 까지는 아니었지만 학창 시절 내 CD플레이어에서 빙글빙글 돌아가던 그들의 앨범이 떠올라 왠지 모르게 감개무량했다.



"폐막식 진짜 재밌네!"

"보길 잘했죠?"

"그러게."



오늘은 오랜만에 레드 핫 칠리 페퍼스의 음악을 들어야겠다.



<이미지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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