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마른 로맨스 감성을 살려내기 위해.
내가 선택한 방법은 절절한 발라드 노래를 듣는 것이었다.
그것도 오래된 것으로.
20세기말의 노래부터 21세기 초반의 노래들이 내 플레이 리스트를 가득 채웠다.
그중에서도 가장 많이 플레이한 곡은 임재범의 노래.
"이 아저씨 목소리 너무 좋지 않니?"
"허스키한 게 뭐 좋아요."
청소기를 돌리면서, 설거지를 하면서 계속 듣는다.
한번 꽂히니까 같은 노래만 반복해서 듣게 된다.
엄마가 하도 많이 들으니, 아이가 저절로 노래를 외우게 되었다.
어느 날, 아이가 <사랑이라서>라는 노래의 멜로디를 흥얼거리고 있다.
그러면서 묻는 말.
"근데 이 아저씨는 왜 맨날 사랑 노래만 불러요?"
갑자기 이 가수의 과거를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아저씨가 원래는 이런 걸 불렀었어."
골라서 들려준 노래는 <Rock in Korea>
"오! 좋아요! 나는 이런 락이 좋아요. 오아시스랑 비틀즈 보다, 이런 게 더 신나요!"
아이의 반응에 나는 정말 정말 오랜만에 시나위의 노래를 찾아 함께 들었다.
우리는 요즘 잘 때 공기공단이나 빙 크로스비가 아닌 임재범을 듣는다.
그리고 오늘 아침 모닝송은 시나위의 <남사당패>
아침을 먹으면서는 <크게 라디오를 켜고>를 듣는다.
아침부터 기운이 난다.
로맨스는 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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