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당신은 부품인가요?
사회초년생 시절, 일하는 게 너무 즐거웠다.
주말이나 퇴근 후에는 어떤 이메일이 왔을지 궁금해 견딜 수 없었고, 빨리 회사에 가고 싶을 정도였다.
업무가 늘고, 좋은 기회들이 이어지면서 어렵지 않게 이직도 했고, 좋은 대우를 받으며 새로운 회사에 자리 잡았다.
그러는 사이, 남편을 만나 결혼도 하고, 그렇게 20대와 30대를 회사와 함께 보냈다.
남편을 만나고 나서 생각이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어느 날, 나를 소개하면서 나는 워커홀릭이라고 말했었다.
“나와 일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고, 메신저로 누가 나를 찾으면 즉시 대답해야 하고, 밤낮 구분 없이 일해야 해.
업무 시간은 물론이고, 시차가 맞는 해외 거래처와는 주말에도 일해야 해.”
그 말을 듣고 남편(당시 남자친구)은 잠시 정적을 가졌다가 이렇게 물었다.
“그렇게까지 할 필요 있어? 당신은 회사에서 그냥 부품일 뿐인데…”
부품이요??? 뭐라는 거야???
그 당시엔 인정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곰곰이 생각해 보니, 내 업무는 정말로 ‘대체 가능한’ 일이었고,
이대로 저녁 없는 삶을 계속 살아간다면, 돈은 모일지 몰라도 결국 병든 노후를 맞이할 것 같았다.
실제로 나는 탈모, 불면증, 위장장애, 공황, 우울 등 온갖 병을 겪고 있었다.
회사 동료들과는 “돈 벌어서 병원비로 다 쓰겠다”는 우스갯소리도 자주 했었다.
이건 아니다! 싶었다.
남자친구와 데이트를 겸해, ‘내가 좋아하는 것’과 ‘일 외에 내가 잘하는 것’을 함께 찾아보기로 했다.
그러면서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나는 생각보다 모험을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사랑하는 사람과 산에 오르며 내 한계를 시험했고,
숨이 차오를 때까지 자전거를 타고,
도장 깨기 하듯 자연 속 걷기 미션을 클리어했다.
그렇게 하나씩 도전하면서 다짐했다.
그러던 중 회사에서 희망퇴직 공고가 나에게 닿았다.
그 순간, 이렇게 느꼈다.
지금이 아니면 다시는 이런 선택을 하지 못할 것 같았다.
그렇게 아주 좋은 조건으로 퇴사했고,
꿈꾸던 행복한 퇴사를 하게 되었다.
요즘 나는 매일이 기쁘고, 설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