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는 감각을 발견한 장소
달리기 근력은 비단 신체적인 것만을 의미하진 않는다. 42.195km를 완주하기 위해서는 시간을 버티는 근력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트랙은 그 힘을 기르기에 최적화된 장소이다. 정규 육상 트랙은 400m 레인이 8개, 대학교 대운동장이나 지역 종합운동장 트랙은 2~4개로 되어 있다.
트랙 도는 일이 다람쥐 쳇바퀴 도는 것처럼 지루하고 견디기 힘들 때도 있었다. 반복해서 같은 장소를 뛰는 일은 인내가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했었다. 그게 불과 1년 전의 일이다. 그런데 뛰다 보니 버티는 근력이 쌓이기 시작했다. 올해 초 겨울부터 느꼈다.
트랙 위에서 더 이상 숫자를 떠올리지 않고, 뛰고 있다는 생동감만 느끼기 시작할 때부터인 것 같다. 트랙 위에서 뛸 때 더 이상 400미터, 1회전 등 숫자를 떠올리지 않고, 뛰고 있는 순간에만 몰입하니 고통의 길이 점차 여정의 길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