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시댁에 다녀왔습니다. 집에 돌아오는 길은 마음이 좀 그렇습니다. 무언가가 마음을 잡아채는 듯합니다. 그것은 추억이라 부르기는 어려운 시간에 머무르는 나의 기억일까요.
나라는 사람은 시댁에 가면 항상 부족하고 모자란 사람이 됩니다. 누가 그렇게 만든 것이라고 누구를 탓하려는 글은 아닙니다. 그저 스스로 느끼는 바가 그런 것일 겁니다. 나의 부족분은 시댁에 가면 적나라해집니다. 애써 채우려 한 적 없는 부족함인데, 그곳에만 가면 기댈 것 없이 가릴 것 없이 드러나니 창피하고 부끄러운 마음이 듭니다. 남편의 고생길이 그이의 험난한 삶이 꼭 저 때문인 것만 같아 부모님 앞에서 목소리가 작아집니다.
작아지고 작아집니다. 입은 무겁게 내려앉고 목소리는 굳어집니다. 마음도 굳어집니다.
어머니는 그럴 의도가 없었대도 나는 내게 떨어지는 말들을 그럴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읽어냅니다. 그것은 속내를 자연스레 나누지 못한 사이의 자연스런 오해이고 나는 그것을 모르지 않습니다. 그러나 나는 나는 그렇게 내 멋대로 읽기를 원합니다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