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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lliott Sep 28. 2020

오늘은 시댁에 다녀왔습니다


오늘은 시댁에 다녀왔습니다. 집에 돌아오는 길은 마음이 좀 그렇습니다. 무언가가 마음을 잡아채는 듯합니다. 그것은 추억이라 부르기는 어려운 시간에 머무르는 나의 기억일까요.

나라는 사람은 시댁에 가면 항상 부족하고 모자란 사람이 됩니다. 누가 그렇게 만든 것이라고 누구를 탓하려는 글은 아닙니다. 그저 스스로 느끼는 바가 그런 것일 겁니다. 나의 부족분은 시댁에 가면 적나라해집니다. 애써 채우려 한 적 없는 부족함인데, 그곳에만 가면 기댈 것 없이 가릴 것 없이 드러나니 창피하고 부끄러운 마음이 듭니다. 남편의 고생이 그이의 험난한 삶이 꼭 저 때문인 것만 같아 부모님 앞에서 목소리가 작아집니다.

작아지고 작아집니다. 입은 무겁게 내려앉고  목소리는 굳어집니다. 마음도 굳어집니다.

어머니는 그럴 의도가 없었대도 나는 내게 떨어지는 말들을 그럴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읽어냅니다. 그것은 속내를 자연스레 나누지 못한 사이의 자연스런 오해이고 나는 그것을 모르지 않습니다. 그러나 나는 나는 그렇게 내 멋대로 읽기를 원합니다ㅡ

나의 의지가 아닙니다. 그건 그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그러니 오해입니다.


어머니 아버지 죄송합니다.

나는 아직도 그 집이 불편한 것 같습니다.

내가 내가 아닌 것 같은 기계적인 움직임은 모두를 불편하게 합니다.

나는 지나고 난 마음으로는 몇 번이고 다녀왔을 그곳이 아직도 먼 기분입니다.

누군가 10년은 걸릴 거리라던데.

나는 10년째 좁혀지지 않는 길을 반복해 다녀갑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먼 길이 고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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