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처럼 뜨거워질 일 없는 인간이 되어버렸다.
뜨거워지질 않으니 적정하다 여기는 온도에도 춥다.
찬기운에 몸을 떤다.
ㅡ 타올라라. 타올라라.
나는 집중하기를 원하고 끓기를 원하지
무게를 잊고
혹은 잃고.
증발되기를 원한다.
.
.
메마른다.
메마른다.
메마른다.
모두가 잠이든 후의 고요와 차가운 바닥에 누워 홀로 꺼져가던 감각이 떠오른다.
그때에도 증발되기를 원했지만.
그때에도 난 뜨거워질 일 없는 인간이었으므로.
거실 창으로 안온한 아침해가 비쳐 들었을 때
특별한 의미를 찾지 못한 행위들을 지속했다.
아침을 차려내고 아이들을 깨우고 식사를 하고 일과를 정리하고 그러니까 '특별한', '의미' ㅡ 와는 먼 일상에 안심했다. 분주한 아침을 맞았다. 아침이 되면 증발되기를 원했던 마음은 간데없이 현실을 직시하게 된다.
태양의 힘. 빛의 힘은 현실을 지속하게 하려는 속성을 지닌다고 믿게 되었다.
21. 11. 6 지난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