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약함

by elliott

유려한 글을 쓰는 작가는 고약하다.

난해한 그림을 그리는 작가는 고약하다.

어려운 곡조를 아름답게 창조하는 음악가는 고약하다.

텍스트 그 안의 것과 바깥의 것, 그림 바깥의 것과 그 안의 것. 연결된 음과 음이 끊어진 그 이후의 것.

그것들이 같지 않은 것처럼. 세상의 아름다움을 창조하는 이들은. 그들이 만들어낸 아름다움과는 먼 존재일지 모른다.


아름다운 글을 써낸 인간을 마주한다면. 나는 확신하리라.

나는 아직 자신이 창조한 것의 이상과 자신을 동일시할 수 있는 인간을 보지 못했다.

어떤 예술을 그려내는 이들은 자신이 지닌 이상의 것들을 내어놓지만 그것과 동일할 수 없다.

이상의 것을 어떤 상으로 내어놓고 스스로를 납득시키며 그 안의 어떤 세계와 조우하며 살아가는 예술가들의 삶이란.

고약한 것이다.

상에 맺힌 것. 에 다가가려는 인간은 위태롭고, 위태로운 인간들은 타인에게 좀처럼 친근한, 인간적인 인간으로 다가갈 수 없다.

먼 존재로서 바라볼 때에는 그것이 가능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세밀히 들여다보라. 그 예리하고도 날카로운 감각의 인간들 곁에서 묵묵히 자리를 지켜낼 수 있는 인간이 얼마나 될지.

고약한 인간들. 허나 베어드는 칼날 같은 인간들이 없다면 세상이 어찌 아름답겠는가.

창조하기를 원하는 인간들이 있다. 창조하기를.

손의 떨림을 느끼는 인간은 창조하기를 원하는 것이지. 당신 곁의 그 고약한 인간이 도대체 이해되질 않는다며 고갤 젓는다고 해서 어찌할 수 없는

창조하기를 원하는 인간은 세상의 악, 나쁜 것.

그러한 것처럼 보이지만 그들은 창조함으로 존재해야 한다.


그를 내버려 두라.

자신의 상에 다가가도록.

내버려 두라.


나는 모든 고약한 인간들이 좀 더 고약하게 자신의 이상을 향해가길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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