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팡세」 20장
이번 장은 랍비들의 교리를 소개하고 설명하는 장이다. 사실 랍비들의 교리에 대해 알려면 「팡세」보다 「탈무드」를 읽는 것이 좋을 것으로 보이지만, 일단 파스칼의 생각을 읽는 것이 목적이니 「팡세」에 쓰인 내용만 감상해 보았다.
파스칼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있는 죄악의 씨앗을 '악한 누룩'이라고 부른다. 확실히 술이 나쁜 짓을 많이 일으키고 있으니 누룩이라는 비유는 내 마음에 든다. 한편 성서에서 악한 누룩은 일곱 개의 이름을 갖는다. "악, 음경 포피, 불순, 적, 치욕, 냉혹한 마음, 북풍." 나는 이 일곱 개 중 몇 개는 빠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할례는 이제 악습으로 여겨지며, 북풍은 그저 자연 현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머지 요소들은 아직까지 악한 인간과 함께 연상되는 것들이다.
아무튼 랍비들의 가르침에 의하면 인간은 위에서 말한 누룩을 타고나서, 인간의 본성은 악하다. 그러나 하느님의 가르침은 마음이 통째로 술이 되지 못하게 막는다. "하느님께서 인간의 착한 본성을 악한 본성에서 해방시킬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악인은 착한 자를 노리고 죽이기를 꾀하지만 야훼께서 그 손에 버려두지 않으실 것이다."
그런데 이런 일이 저절로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결국 하느님의 은혜를 수용하는 것은 인간의 몫이다. 인간 스스로가 자신 안의 사악함을 인지하고 스스로를 두려워해야 할 것이다. "두려워하여라. 다시는 죄짓지 않을 것이다." 자신을 과신하지 않고, 초월적인 존재에 기대서라도 스스로를 제어하는 것이 윤리적인 삶에 더 가까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