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 40
저번 글에서 몽테뉴는 죽고 나서 남을 명성에 집착하는 사람들을 비판했다. 몽테뉴는 키케로도 명성에 집착하는 사람으로 보였다. 예를 들어 키케로가 남긴 서한들이 후대에 많은 가르침을 주고 있지만, 몽테뉴는 키케로가 서한들을 출판한 일 자체를 신랄하게 비판한다. "제 유모에게 배운 언어를 잘 다룬다는 평판을 듣겠다고 멋들어진 통신문을 정리하고 치장하는 데 소일하다니, 세계를 지배하는 대제국의 공공 업무를 관장하는 최고의 사법관인 로마 집정관에게 퍽이나 어울리는 일 아닌가? 그것으로 밥벌이를 하는 보잘것없는 교사라도 그보다 더 저열한 일을 할 수 있을까?"
몽테뉴는 사람을 평가할 때는 오직 직위에 어울리는 자질만 기준이 되어야 한다고 역설한다. 몽테뉴가 제시한 사례로 왕을 대단한 화가, 우수한 건축가 등으로 칭찬하는 것은 헛되다. 요즘으로 따지면 '비주얼파 가수'라는 칭찬과 통한다. 가수는 음악으로 평가받아야 한다. 가수라는 직업의 본질을 음악 외의 다른 영역의 요소가 가리면 안 된다.
나는 키케로를 잘 모르기 때문에 몽테뉴의 평가가 마땅한 것인지 판단할 수 없다. 다만 몽테뉴가 다른 글에서 칭찬한 소(小) 카토와 함께 카이사르에 맞섰던 사람인데 둘의 평가가 반대라는 것이 의미심장하다. 생각해 보면 키케로는 카토보다 훨씬 유명하다. 비슷한 배경과 사상을 갖고 있는데 키케로만 두드러진다는 것이 곧 키케로가 카토에 비해 자신의 명성을 관리하는 일에 관심이 많았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실제로 그는 자화자찬이 많은 성격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키케로의 명성이 오늘까지 전해내려오는 이유는 그가 명성을 위해 남긴 저작에서 배울 점이 많기 때문이다. 몽테뉴의 비판은 흥미롭지만 무분별하게 수용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