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큼 불편한 당신께

by 러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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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함과 함께하는 것만큼 많은 걸 가르쳐준 건 없어요. 불편함은 가장 큰 기회가 될 수 있고 피할 수도 없는 거예요. 그럼 어떻게 도망치지도 흔들리지도 않으면서 불편함 속에서 평안을 찾을까요?

제가 이런 상황에 대처해 온 방법은 친절함이었어요. 친절함이 순진하거나 의미 없어 보일 수도 있지만 제가 말하는 친절함은 용기와 존중, 그리고 연민을 모두 포함하는 거예요. 약함과는 정반대죠. 오래갈 수 있는 힘의 기반이 되는 거예요. 진정으로 친절해지는 건 쉽지 않아요. 자신에게나 의견이 다른 사람에게 친절한 마음을 갖는 건 더 어렵죠. 하지만 잘 키워나가면 행동으로 자라날 씨앗이에요.

당신의 상처를 상상해 보세요. 두 손에 들고 있다고 상상해 보세요. 손바닥을 태우고 있을 수도 있고, 손가락 사이로 흘러내리고 있을 수도 있어요. 아니면 너무 커서 감당하기 어려울 수도 있고요. 상처를 부드럽게 품어 안고 사랑스러운 관심을 줄 수 있나요? 이것이 바로 친절함이에요." <산드라 오> - 퍼셉션키 영상 중에서 -

불편함이라는 주제는 내게 너무 익숙하다. 지금의 삶에 불편함이 없다고 말한다면 거짓말일 거다. 내가 선택했든 선택하지 않았든 지금 나는 불편하다. 그렇다고 내가 불행한 건 아니다. 불편함을 결함이나 하자로 단정하고 받아들이는 순간, 그것은 불행이 되어버린다. 나는 나의 불편함을 불행으로 부르지 않는다. 그저 내 삶의 일부로 두고 바라볼 뿐이다.

그 영상은 지난 5년 동안 내가 스스로를 치유해 온 방식을 그대로 담고 있는 듯했다. 그녀의 말처럼 불편함과 오래 함께할수록 배움이 온다. 도망치지도 흔들리지도 않으면서 불편함 속에서 평안을 찾는 방법, 그녀는 그 길을 ‘친절함’이라고 불렀다.

여기서 말하는 친절함은 자기 존중, 자기 사랑이다. 상처가 없는 것처럼 부정하는 게 아니라, 있는 그대로를 부드럽게 품고 안아주는 태도다. 그 부드러움이 결국 행동으로 자라나는 씨앗이 된다.

대화가 사라진 침묵의 공간에서 하루에 한마디 말도 없이 지낸 시간들이 있었다. 겉으론 일하고, 먹고, 잠들며 괜찮은 척했지만 그건 생존일 뿐, 삶이라 부르기엔 부족했다.

누군가 묻는다. 그 불편함이 지금은 사라졌냐고? 아니다. 하지만 그 불편함 덕분에 나는 스스로를 새로운 불편한 상황으로 던질 수 있었다. 불편함은 아프지만 그 긴장감이 늘 나를 앞으로 이끌고 도전하게 만든다. 당신들을 다정하게 대할 수 있게 해 준다.

누구나 상처가 있다. 누군가는 달리기로 상처를 잊으려 하고 누군가는 SNS로 도망친다. 나는 달리면서 불편함을 새롭게 만나고 글을 쓰며 새롭게 배운다. 달리고 쓴다고 불편함이 완전히 사라지진 않는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사랑받을 만한 존재라는 사실을 배운다. 어떤 평가 앞에서도 나를 따뜻하게 바라봐야 한다는 걸 깨닫는다.

나는 불편할수록 내게 더 다정해진다.


먼저 나 자신에게. 그리고 타인에게도. 가장 편안해야 할 공간이 불편할 때, 나는 그 불편함을 아는 사람으로서 더 따뜻해진다. 헌혈을 하고 작은 지식이 있으면 아낌없이 나누고, 차가움을 느낄수록 더 따스한 사람이 되려고 한다.

불편함을 떠올린다. 나는 두 손에 그를 들고 있다. 손바닥을 태우고 손가락 사이로 흘러내리고 있는, 가끔은 너무 커서 온몸으로 받쳐야 겨우 지탱할 수 있는. 마치 사람 키만 한 곰 인형을 끌어안듯 상처를 부드럽게 품어 안고 사랑스러운 관심을 베푼다. 오늘도 나는 다정하게 불편함과 함께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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