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열심히 살려고 애쓰는 나에게

by 러너인

주말은 짧다. 토요일 러닝클래스 이후 글 몇 편을 쓰니 순식간에 하루가 간다. 책 출간 뒷이야기로 첫 브런치북을 쓰고 있다. 10월이 기한인 브런치북 출간에 응모를 목표로 쓴다. 워낙 날고 기는 작가님들이 많은 이곳이라 기대하기보단 그 목표를 도전의 연료로 쓸 뿐이다.

매일 글쓰기로 대체하고 싶었지만, 주말엔 주제가 있는 글쓰기라 결국 또 한 편을 썼다. "내 인생에 빌런들에게 바친다."라는 글. 남들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난 이런 글 하나 쓰는데도 시간이 많이 걸린다. 책 뒷이야기를 쓰는 것도 그냥 상상이 아닌 그 당시 카카오톡, 이메일, 그날의 인스타 기록들을 뒤지고 정리하고 재구성한 뒤 글로 쓴다.

누군가, 특히 책이 생각보다 잘 된(잘되었다는 기준이 애매하지만, 어쨌든 남들보다 많이 판) 작가들이 마치 처음부터 자신은 전문가였던 것처럼 포장하기도 한다고 한다. 자신이 누군가에게 배웠다는 사실을 감추고 나 혼자 잘나서 베스트셀러가 되었다고. 그런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씁쓸해하는 책쓰기 컨설턴트들도 많다.

이해는 간다. 자기가 누군가에게 책 쓰기 컨설팅을 하려고 전문가로 포지셔닝할 때 그런 경력이 별로일 수 있으니. 하지만 난 생각이 다르다. 배우다가 실패할 수도 있고, 배워서 책만 낼 수도 있고, 배워서 대박이 날 수도 있으니까. 어쨌든 사람들에게 필요한 건 그 잘난 성공이 아닌 평범한 자신도 그렇게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방법이다. 그 과정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어야 그 경험이 가치 있는 게 아닐까.

브런치북 글 하나 쓰는 것도 진심을 다하느라 못해도 2시간 이상 집중해서 쓰는 것 같다. 아니 3시간? 그 이상? 사람들이 볼 때 쉽게 쓰는 글 같지만 어느 하나도 쉬운 건 없다. 예전의 인스타 글이 자아도취성 글이었다면, 그 기억을 끄집어내어 지금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성글의 역할까지 해야 한다는 생각에 더 애쓰게 된다.

매일 글쓰기도 이제 60일이 넘었다. 매일 달리기를 하지 못하고 있지만 러닝 수업을 통해 최소한의 훈련만 하고 있다. 달리기에 진심일 때는 글쓰기는 대충 해야 하고, 글쓰기에 진심일 때는 달리기는 대충 해야 한다. 회사 일이 바빠질 땐 달리기와 글쓰기 모두 대충 해야 하고, 도전의 방향과 노력도 힘을 뺄 수밖에 없다.

동네도서관에서 재능기부로 특강 계획을 내면 잡아주신다고 기회를 주신지도 1달 전인데 아직까지 계획서를 못냈다. 8월 1일 자 부서이동이 변수였다. 그 이후로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지만, 매일 글 쓰고 브런치북을 채우고 노력 중이다. 잠도 더 자고 싶고 게을러지고도 싶다. 새벽 달리기도 하고 싶지만 피곤하다. 매일 글쓰기도 대충 하고 싶지 않고 제대로 쓰고 싶어서 항상 최선을 다하고 있다.


우선순위를 잡는다는 건 쉽지 않다. SNS를 한다는 건 누군가에게 보이는 글을 쓰고, 누군가와 소통하고 누군가의 글에 반응해야 한다는 말이다. 쓰는 시간이 늘어나면 소통 시간은 줄어든다. 그렇다고 소통시간만 늘리면 결국 자신의 콘텐츠를 갈고닦을 기회는 줄어든다. 진심을 담은 댓글을 쓰는 시간도 자신의 글처럼 써야 하니까.

읽기 쉬운 글을 쓰려면 자신의 시간을 많이 들여야 함을 배운다. 새로 옮긴 부서의 업무도 빠르게 마스터하고 싶고, 가을 마라톤 준비도 잘하고 싶고, 모든 도전도 멈추고 싶지 않다. 그래서 오늘은 힘을 빼고 넋두리하는 글로 바쁘게 달려온 나를 위로한다.

조금 더 후진 글을 쓰고 전보다 느리게 달리고 더 모자란 모습으로 이번 한 주를 보내도 괜찮다고. 그렇다고 네가 열심히 살고 있지 않은 게 아니라고. 조금 더 외로워도 조금 더 부족하다고 느껴도 된다고. 네 잘못이 아니라고. 너는 지금도 잘하고 있다고.


한 주를 새롭게 달려야 하는 월요일, 조금 부족하고 다 못해내는 어설픈 나도 괜찮다고 용서해 주자. 우리, 출근 전 나가기 전에 나부터 꼭 안아주자. 꽉 안아주자. 힘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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