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세 줄로 자기소개 어떻게 해?

번아웃에서 100km까지, 글 쓰는 남자 이야기

by 러너인

1. 46세에 달리기로 인생을 다시 쓰는 남자야.

2. 번아웃 때문에 무너졌던 적이 있었어.

3. 울고 싶을 때마다 새벽에 한 발씩 내디뎠어.

4. 달린 지 6개월 만에 풀코스 완주했고

5. 2년 만에 100km 울트라마라톤도 뛰었어.

6. 5년간 달리고 쓰면서 한계를 넘는 중이야.

7. 브런치 4수 합격보다 출간 계약이 먼저였어.

8. 2025년 3월, 달리기 책 한 권 냈어.

9. 그 책이 오디오북 지원사업에 선정됐고

10. 뮤지션 요조 님이 내 오디오북을 직접 낭독했어.

11. 필명은 러너인. 본명은 정승우.

12. 한계에 도전하는 글벗들과 만나고 싶어.

13. 나랑 같이 시작할래? 새 삶을 향해 달리자.


스레드를 시작한지 처음으로 자기소개를 썼다.

딱 13줄 자기소개. 매번 거창하게 쓸 생각에 엄두도 못내고 몇 줄 쓰다 멈추기 일쑤였지만, 이번엔 그간 마음의 짐이던 숙제를 끝내겠다는 생각으로 썼다. 너무 자세하게 호구조사하듯 소개하려는 마음을 꾹 눌렀다. 사는 곳과 직장이 어디고 가족이 어떻게 되고 자녀가 몇 명인지는 쓰지 않았다. 그저 나라는 인간이 내 몸뚱아리과 의지와 노력으로 뭘 이뤘고 지금 어떤 마음으로 살아내고 있는지 적었다.


스레드에 글을 올리고 13시간이 지났다.

알람이 울렸다. 조회수 3,348회. 새로 팔로우한 33명. 짧은 글이 이렇게 많은 사람의 마음에 닿을 줄 몰랐다. 긴 글만 고집하던 내게, 짧아도 진심이 있으면 충분하다는 걸 알게 해준 순간이다.


더 사랑하고 더 뜨겁게 도전해야겠다.
오늘 함께한 33인의 멋진 분들께 부끄럽지 않기 위해, 새로운 13개의 이야기를 다시 쓰기 위해.



keyword
작가의 이전글다시 0에서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