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내어 읽다
브런치 작가님들과의 톡방이 생겼다. 송지영 작가님 북토크 인연으로 맺어진 소중한 방. 에리카 작가님의 생일 소식에 ligdow 작가님이 톡방에 짧은 음성파일을 남겨주셨다.
생일 축하합니다.로 시작하는 축하노래가 낭랑하고 따뜻한 ligdow 작가님 목소리로 울려 퍼질 때 느껴지는 따뜻함과 감동, 소중한 나눔에 피곤한 아침 출근길이 따스해졌다. 출근하면 숨가쁘게 몰려오는 일로 금세 가슴이 차가워졌지만 누군가의 아침낭독의 온기는 여전히 남아있었다.
다음날에도 작가님의 낭독은 이어졌다. 어느 날은 내 달리기 책의 글귀, 어느 날은 다른 작가님의 브런치 글. 마치 아무 생각 없이 연 럭키박스에서 소중한 보물을 찾은 듯, 만원 버스 안 무심코 들은 라디오에서 내 사연이 나오는 것처럼 기뻤다.
어제 눈을 떴는데 그 낭독이 생각나서 녹음기를 켰다. 자다 일어나서 목도 잠겨있지만 왠지 그냥 해보고 싶었다. 어느 분 글부터 시작할까. ligdow님이 떠올랐다. 매일 누군가의 글을 따뜻한 목소리로 읽어주는 그분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었다.
당신의 낭독이, 그 목소리가, 작가님의 다른 분들 글 낭독이 얼마나 감동인지, 내 이야기를 하느라 바쁜 이 시대에 얼마나 귀하고 소중한지 들려주고 싶었다. 누군가를 예쁘게 담기 위해 바닥에 거의 눕듯이 마음 다해 포즈를 잡고 사진을 찍는 포토처럼, 피사체보다 더 아름다운 사진작가처럼.
작가님의 남편이 학창 시절에 쓴 편지 내용이었다. 아름다운 분들의 아름다운 사랑이야기. 지금도 계속되는 두 분의 사랑이 너무 따뜻하고 따스해서 샘이 났다. 배가 아파 그만 읽고 도망치려고 했지만 아름다움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기로 했다. 비교하지 않고 축하하는 마음으로.
짧은 카드 그리고 이어진 또 다른 글. 우정에서 사랑으로 가는 길 어느 즈음에 썼을 풋풋한 글, 조금 시간이 흘러 자신의 간절한 마음을 드러낸 글. 어느 남자의 순정을 내 목소리로 녹음해서 톡방에 올렸다.
오늘은 또 다른 브런치 작가님의 최신 글을 목소리로 전해본다. 5분도 안 되는 낭독이 이렇게 나 자신을 따스하게 해준다는 것을, 누군가의 아침을 조금은 덜 피곤하게 해줄 수 있어서 기쁘다.
내 글을 쓰느라 바빠서 이렇게라도 다른 작가님들 글을 읽고 싶은 마음도 있다. 어설픈 낭독이지만 제대로 배워서 낭독봉사를 하고 싶은 작은 꿈이 생겼다. 2026년에 새로운 목표로 넣어볼까? 누군가의 선행이 나의 작은 맘을 깨우고, 누군가의 소리가 나의 소리를 깨운다. 나의 소리도 누군가에게 닿기를 바래본다.
P.S 그날의 낭독 일부를 아래에 나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