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리카 작가님 글 낭독후기
"자신감을 키우는 세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 2분간 원더우먼, 슈퍼맨 포즈로 자신감을 끌어올려라. 둘. 발전하는 자신을 믿어라. 셋. 실패에 관대해져라. - 자신감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 에리카 작가 브런치 글 중"
여섯 번째 낭독시간. 새벽 3시 56분에 눈떠서 브런치앱을 연다. 어느 작가님 글을 읽을까 생각하다가 에리카 작가님 글을 열었다. 음악에 문외한이라 피아니스트 작가님의 글을 잘 읽을 수 있을까 망설이다가 글을 열었다. "겨울밤에 건네는 짧은 산타의 역사이야기" 재미있는 글이라 낭독을 시작했는데 분량도 길고 읽기가 쉽지 않다. 몇 번 시도하다가 다른 글을 읽기로 했다. 시행착오다.
낭독시간 1~2분은 짧다. 긴 글에서 어떤 대목을 읽을지 생각해 본다. 처음에는 글을 있는 그대로 한 글자도 빼놓지 않고 읽어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는데, 막상 낭독을 해보니 핵심 문장 위주로 건너뛰며 읽거나 의미가 같다면 살짝 변형해서 읽어도 좋았다. 생각하고 이해하며 읽는 게 낭독이라는 걸 배운다.
어느 대목을 읽을지 낭독해 보면서 다시 시도해 보기 여러 차례. 낭독 후 30초 정도 어떤 멘트를 할지 생각해 보고 시도하다 틀려서 다시 녹음. 지우고 몇 차례 녹음하고 짧게 편집까지 마치니 4시 58분이다. 2분 49초 녹음에 딱 1시간이 걸렸다.
낭독은 어렵다. 글을 생각하고 메시지를 담을 부분을 고르고 읽으면서 조금 더 자연스럽게 읽기 위해 살짝 변형하기도 하고, 단순 낭독이 아닌 자신의 생각을 덧붙이는 것까지, 책 리뷰와도 비슷하다. 책의 줄거리를 줄줄 쓰고 인용구만 나열하다 끝나는 리뷰가 아닌 그 책을 통해 독자의 삶을 거울처럼 비출 수 있어야 좋은 리뷰가 되는 것처럼.
하루에 2분이면 되겠다던 생각은 짧았다. 낭독할 글을 골라 제대로 읽고 녹음하는데 1시간, 글을 캡처해서 자막을 넣고 싱크를 맞추며 영상을 만드는데 또 30분이 걸린다. 결국 1시간 30분짜리 작업이다. 밖에서 뛴다면 15km는 새벽에 뛸 수 있는 시간.
1시간 안에 이 모든 것을 끝내고 싶다. 개선이 필요하다. 새벽에 일어나서 글을 고르는 데 드는 시간을 전날 저녁에 미리 어느 글을 읽을지 고르면 어떨까? 오늘 밤 자기 전에 일단 어느 작가님의 어떤 글을 읽을지 미리 정해보려 한다.
에리카 작가님이 얼마나 대단하신 분인지 작가소개와 글 사이로 비치는 내공을 보면서 알 수 있었다. 화려한 이력 뒤에 얼마나 많은 노력이 숨어 있을까 생각해 본다. '근거 있는 자신감을 키우며 살자'는 오늘 글이 그 삶과 더불어 더 가깝게 느껴진다.
낭독을 제대로 배워서 멋들어지게 할 수 있을 때 나타나서 올리고 싶다고, 그 정도 할 수 있을 때 비로소 sns에 낭독영상을 올릴 자격이 주어진다고 떠드는 내 안의 목소리도 있다. 글을 아주 말 써야만 sns에 드러내놓고 글을 쓸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는 목소리도 있다. 아주 페이스가 빨라야 달린 기록을 sns에 꺼낼 수 있다는 작은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그건 틀렸다. 완전히 틀렸다.
잘하건 못하건 '세상에 드러내놓고 시작하는 용기가 실력'이다. 잘할 때를 기다리면 그때는 오지 않는다. 완벽은 존재하지 않으니까 부족하다고 계속 느낄 것이고 계속 더 잘하고 부끄럽지 않을 정도라고 느낄 때 혜성처럼 나타나서 뭔가 보여주겠다고 생각했다면 그건 틀렸다. 계속 드러내고 부끄러워야 한다. 잘하는 것도 보여주고 못하는 것도 보여줘야 한다.
인간미 있는 사람이 되라는 말이 아니다.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고 실수는 누구나 한다. 오늘 낭독도 몇 개 단어는 발음이 뭉개지기도 했지만 그대로 올렸다. 물론 아예 버벅거리는 부분은 지우고 수차례 녹음했지만 대세에 지장이 없는 부분은 그냥 참기로 했다. 새벽 4시에 다른 작가님 글을 읽고 낭독하는 사람은 나밖에 없으니까. 그리고 낭독에 그치지 않고 그 낭독을 영상으로 만들어서 sns에 올리고 글까지 쓰는 건 나밖에 없을 테니까.
꾸준함이 실력이고 꾸준히 계속 드러내며 하는 것이 결국 '근거 있는 자신감'을 만드는 원동력이다. 숨어서 하다가 잘되면 나타나는 게 실력이 아니라 드러내놓고 하는 게 용기이고 자신감의 근거를 만든다. 누군가는 비웃을지 모르지만 그 비웃음은 결국 꾸준함이 만드는 경이로운 결과에 결국 고개 숙이게 된다.
오늘도 원더우먼, 슈퍼맨 포즈로 당당하게 거리에서, 직장에서, 글 위에서, 건반 위에서 자신의 가능성을 드러내는 당신을 뜨겁게 응원한다. 더 많이 부끄러워 하자.
P.S. 오늘도 낭독 영상을 댓글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