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러닝붐이 한참이다. 내가 러너 (Runner, 달리는 사람을 일컫는 말)여서 그런지 집 주변을 둘러봐도 러너는 꼭 한두 명씩 보이고 평소 산책 코스로 참 좋아하는 호수공원도 러닝 복장을 착장하고 달리는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다. 연예인, 인플루언서들도 너나 할 것 없이 달리기 하는 브이로그를 찍거나 마라톤 대회 참여 영상을 업로드 한다. 오죽하면 유명한 마라톤 대회는 신청하기가 하늘의 별따기가 될 지경이니 확실히 조깅, 달리기가 많은 이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있나보다.
사실 나는 유행에 편승해서 달리기를 시작한 게 아니었다. 2024년 7월에 갑작스럽게 양수가 터져서 둘째를 낳았다.
출산 후 90일이 되던 어느 가을날이었다. 산후 호르몬과 육아의 영향으로 우울감이 걷잡을 수 없이 올라오길래 나가서 햇빛이라도 봐야 살 거 같아 무작정 아기를 유모차에 태워서 밖으로 나가 걷기 시작했다. 조금 걸었을 뿐이었다. 얼굴은 벌게지고 땀이 비 오듯 흘렀다. '아, 이런 체력으로는 도저히 안 되겠는데...' 그 후 나는 산후 운동을 미친 듯이 검색했다. 그러다 우연히 보게 된 '아기 백일 기념 10km 달리기' 블로그 글은 다른 어떤 글보다도 내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대부분 한국인 산모들에게 100일은 관절과 복직근을 조심해야 하는 기간이라고 하여 무리한 코어 운동, 근육 운동을 지양하라고 권고한다. 특히 산후 이전에 운동하지 않았던 산모들은 절대 무리하지 말라고 말한다. 그러니 운동과 거리가 멀었던 내 상식에서는 당연히 달리기는 발목과 무릎에 충격을 줄 수 있으니 산후 운동으로 적합하지 않다고 여길 수밖에.
'그런데 산후 백일 만에 1km도 아닌 10km를 쉬지 않고 달린다고? 그게 가능한가? 어떻게? 그렇게 달려도 몸이 괜찮을까?' 나는 수많은 궁금증을 품고 끝까지 스크롤을 내려 글을 유심히 읽어보았다. 글쓴이가 '런데이'라는 어플을 통해 천천히 달리기, 걷기를 반복하다가 30분 달리기를 거쳐 백일기념 10km 달리기를 하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렇다면 '런데이'란 어떤 어플인가? 4년전 내게 달리기가 무엇인지 어렴풋이 경험케 해줬다가 3주 만에 내 무릎이 박살나서 결국 앱을 삭제해야만 했던, 그 무시무시한 어플리케이션이지 않은가.
당시에는 슬로우 조깅에 대해 이해가 전혀 없어서 달리기는 어느 정도 속력을 내고 숨이 턱 끝까지 올라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니 무리해서 달려야 했고 결국 발목과 무릎 통증이 발생하면서 한의원행으로 마무리 되었다. 그 애증의 어플을 사 년 만에 이 블로그로 재회하게 되다니... 그걸 사용해서 과연 잘 달릴 수 있으려나?
아이를 낳은 지 90일밖에 되지 않아, 몸도 마음도 무거웠다. 이런 상태에서 운동을 시작하려니 또 부상을 겪을까 봐 겁이 났다. 날을 잡고 하루 종일 유튜브에 '러닝 초보'를 검색해서 어떻게 달려야 부상을 줄일 수 있을지 알아보았다. 케이던스 180과 미드풋 착지가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되었다.
케이던스 180이란, 1분당 걸음수, 즉 케이던스 180이면 1분에 180걸음을 달리는 것을 의미한다. 또 미드풋 착지란, 발바닥을 가운데로 착지하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 나는 눈과 머리로 배운 것들을 되새기며, 지난번의 부상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했다. 이전에 포기해버렸던 경험은 나를 단단히 준비시켜준 훌륭한 선생님이 되었다.
이번 달리기 목표는 '산후우울증 타파와 절대 부상 입지 않기, 할 수 있다면 8주 초보 코스를 완주하고 5kg 체중감량'이다. 물론 체중을 감량하려면 당연히 식단도 병행되어야 한다.
대망의 2024년 10월 2일, 아기를 낳은 지 90일 만에 첫 달리기를 시작하게 되었다. 런데이 초보코스 첫날의 미션은 각각 5분씩 준비, 마무리 걷기를 하고 천천히 1분 달리기, 천천히 2분 걷기를 4번 반복하여 총 23분 운동을 하는 것이었다.
자신 있게 첫발을 내디딘 5분의 달리기, 그것은 배움이 통하는 레이스 였을까, 아니면 또 한 번의 좌절을 안겨준 레이스 였을까?
오늘의 달리기 TIP.
몸이 무거운 초보 러너에게 제일 필요한 것은 바로 입문용 러닝화와 무릎, 발목 보호대이다. 물론 지금 신고 있는 운동화로도 달려야 한다면 무릎, 발목 보호대만이라도 사서 부상을 예방했으면 좋겠다. 모든 러너가 입을 모아 '러닝화를 꼭 사라'고 말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일단 쿠션 있는 신발은 뛸 때 러닝 동작이 익숙하지 않은 초보 러너의 충격을 많이 흡수해준다. 그리고 예쁜 새 신발을 보고 있으면 달리고 싶은 마음이 샘솟는다.
신발을 새로 샀지만 막상 어떻게 달려야할지 얼마나 달려야 할지 모를 때가 있다. 그럴 때는 런데이(Runday)앱의 <초보 30분 달리기 도전>으로 첫걸음을 내딛어보자. 1분씩 달리면서 점점 시간을 늘려서 자신만의 달리기를 할 수 있게 된다. 경쾌한 음악과 코치의 신나는 안내가 함께하니 외롭지 않게 시작할 수 있다. 러닝화 한 켤레와 런데이 앱 하나면, 언제든 당신이 서 있는 그 길이 오늘의 러닝 코스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