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6km 주행 가능한 슬림한 전기 세단
아우디가 새로운 전기차 시대를 맞아 차명 체계를 개편했다. 이제 홀수 번호 모델(예: A4를 대체한 A5)은 내연기관차를, 짝수 번호 모델은 전기차를 의미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새롭게 선보인 A6 e-트론은 아우디의 야심 찬 전기차 프로젝트의 결실이다.
포르쉐와 공동 개발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A6 e-트론은 뛰어난 공기역학적 성능을 자랑한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전면부의 플러시 그릴과 냉각이 필요할 때만 열리는 하단 덕트, 그리고 전면 범퍼 주변의 공기흐름을 제어하는 '에어 커튼'이다. 차체 하부에는 타이어 주변의 난류를 제어하는 램프가 설치되어 있으며, 이는 스포트백과 아반트 모델에 따라 다르게 설계되었다.
스포트백 모델의 항력계수는 0.21로, 아우디 역사상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아반트 모델은 0.24의 항력계수를 보이며, 이를 통해 100kWh 배터리로 최대 719km(약 447마일)의 주행거리를 확보했다. 스포트백 모델은 이보다 더 긴 750km(약 466마일)의 주행거리를 자랑한다.
실내는 최첨단 기술의 집약체다. 운전자용 11.9인치 계기판, 14.5인치 중앙 디스플레이, 그리고 조수석용 10.9인치 모니터 등 총 다섯 개의 스크린이 탑재되었다. 옵션으로 선택 가능한 '가상 도어 미러'는 공기 저항을 줄여 주행거리를 6.4km 늘릴 수 있다고 한다.
성능 면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기본 모델인 후륜구동 단일 모터 버전은 362마력을 발휘하며 0-100km/h 가속에 5.4초가 소요된다. 사륜구동 듀얼 모터를 탑재한 S6 e-트론은 496마력으로 동일 가속을 3.9초 만에 끝낸다.
가격은 아반트 모델이 약 7만 파운드(약 1억 2천만 원)부터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며, 스포트백은 이보다 2천 파운드(약 350만 원) 저렴할 전망이다.
아우디의 이번 A6 e-트론은 전통적인 디자인을 유지하면서도 뛰어난 공기역학적 성능을 달성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는 기존 5시리즈에 배터리만 탑재한 BMW i5나, 과도하게 유선형 디자인을 추구한 메르세데스-벤츠 EQE와는 차별화된 접근법이다. 과연 아우디의 이러한 전략이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