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새벽에 싱크대 밑에 숨어서 살고 있는 요정에 대한 꿈을 꾸었는데, 모두 '그런가 보다'하고 지나갔지만, 깨고 나서도 기억에 남는 장면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들은 우리에게는 보이지 않는 감정의 에너지를 먹고살아서 배설 역시 우리 인간에게 보이지 않는, 물리적이지 않은 형태였습니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독방에 의자를 하나 놓고 앉아서 한숨만 쉬는 것처럼 보였지요. 그런데 그 장면이 기억에 남은 것은, 그 요정의 몸집에 걸맞게 그 의자도 매우 작았는데, 그것이 무척 고급 의자처럼 보였던 것입니다. 패브릭으로 되어 있고, 프레임은 메탈로 드러나 있는, 그런 제품이었습니다.
그렇게 생긴 의자는 몇 년 전, 드라마에서 보았습니다. 영국 BBC 드라마 셜록에서, 사이코패스 언론사 사장이 빌런으로 등장했었는데, 그 사람이 '기억의 궁전'의 자신의 버전인, 애플도어를 가지고 정치인 등을 협박을 하곤 하는 설정이었습니다. 셜록이 그 사람을 찾아가 그 문서고를 보여달라고 하고, 그 사람이 문서고 입구라며 문을 열었는데, 그곳은 어디로 통하는 문이나 계단이 있는 것이 아니라 의자 하나만 달랑 있는 것이었습니다. 환한 조명과 함께 빌런의 이미지와도 아주 잘 어울리는 디자인이었기에 저도 혹했었습니다만, 인터넷을 찾아보고는 그 가격에 포기를 하고 말았습니다. 아마 지금도 판매할 텐데요...
방영 당시에는 블로그에도 디자이너와 회사, 가격까지 나와서 보고 깜짝 놀랐던 기억이 있는데 지금 찾으려니 나오지 않네요. 셜록의 집 세트에 있던 의자도 매우 비싸다고 하기는 했지만 저는 그 의자보다는 애플도어의 의자가 훨씬 마음에 들었었습니다. 앉아서 뒤로 기댈 때 패브릭의 긴장과 프레임의 든든함의 대비가 실제 허리가 편안함을 느끼는 것과 마치 병렬로 나란히 시간축을 따라가는 느낌이라고 할까, 그런 이미지였습니다.
지금은 그 의자를 준다면 글쎄,라고 할 것 같습니다. 비싼 의자라서 함부로 앉아보기 힘들 테니 넙죽 받고도 부족하겠지만, 글을 쓰려면 앞으로 굽혀야 하는데, 앞으로 기울인 자세로는 그 의자를 제대로 느낄 수가 없을 테니까 말입니다.
하지만, 스테인리스나 알루미늄 프레임에 패브릭으로 된 의자는 여전히 탐이 나는 아이템이기는 합니다. 책상과 세트로 나온 디자인이 있다면 정말 갖고 싶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