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을 했다.
멍한채 있는 나에게 부모님은 아무 걱정 말라고 했다.
그의 귓가의 냄새를 맡는 걸 좋아했다. 그에겐 특별한 냄새가 났다.
아기같으면서도 청년같으면서도 아저씨 같은 냄새가 났다.
나는 킁킁거리며 뜬금없이 그의 귓가에 코를 갖다댔고 그는 종종 당황했으나 익숙해했더랬다.
그리고 난 정말 그가 익숙했겠거니 했더랬다.
친구1은 그새낀 나쁜 놈이라했다. 친구2는 그는 부담을 가진 것뿐이라했다.
어느 편의 말을 내 편의대로 믿어야 할지 모르겠다.
얼마 안되면 자주 그립고 얼마가 지나면 가끔 그리울지 모르겠다.
그게 바로 이별 그 후에 아무것도 아닌 관계의 정의란 것이겠지.
지금 올린 카톡 프로필은 과잉 대응이다.
이별한 뒤 나는 그와의 상징적인 사진을 내리고 누구보다 이별을 암시하는 책구절을 전시했다.
이틀 후 이건 너무 뻔하다 싶어서 사진을 내렸다.
그래도 공란으로 남기면 그건 너무 슬퍼보여 별 의미도 없는 사진을 올렸더랬다.
그건 날 위한 안위였을까 상대를 향한 비참한 구애였을까?
(사진 출처: 산울림 <청춘> 무대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