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유튜브 영상을 보던 도중에
덜컥 냅다 무인양품 드리퍼와 커피 그라인더를 구입했습니다
너무 해보고 싶어서요
그렇게 이제 뭐가 필요하나
원두는 뭘 사야 하나 알아보다 보니
뭔 전문용어랑 별의 별게 많은지...
또 다른 별세상이 펼쳐지고 빠져드는 바람에
어떻게 보면
그 한번 보았던 영상 때문에
돈도 쓰고 할 일이 늘어난 셈입니다
어제 또 하릴없이 인스타 스토리를 둘러보다가
어떤 책 광고가 눈에 띄더라구요
'어? 여기 어디서 본 건물인데.....'
라고 생각하다가
알고보니 제가 작년 일본에서 자전거 종주를 하고 있을 때
바로 옆을 지나갔던 곳이었습니다
시모세 미술관이라는
히로시마 근처에 위치한 곳인데요
그때도 여기를 알고 있었고
가고 싶은 장소에 저장해뒀었는데
그 근처를 지나가던 도중
갈까 말까 하다가
숙소에는 저녁까지 도착해야 하는데
시간도 너무 늦었고 어두워서 별로 이쁠 것 같지도 않고
이런저런 핑계를 대면서
그냥 지나쳤었는데
그렇게 막상 지금 생각해보니
'아 조금 무리해서라도 가볼걸...'
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게 사람 마음입니다
문득 그런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그냥 저 장소를 몰랐으면 어땠을까
커피 영상을 보지 않았더라면 어땠을까
내가 지금 걷고 있는 길에서
지도에 많은 곳들을 보다가
이곳도 저곳도 방문하려고 방문할수록
결국 목표로 가는 발걸음은 늦춰지게 되더라구요
그러다 어느샌가 그 목표도 잊어버리고
본인이 가졌던 생각에서 벗어나 그것을 합리화하기도 하고
물론 다른 길로 빠져서
그곳에서 새로운 인생의 의미를 찾은 사람
혹은 잘 풀리는 사람도 많지만요
결과적으로 돌이켜 보았을 때에
지도를 들여다보면 볼수록
자신에게 생길 후회를 늘리는 행동일지도 모른다는 것...
가보지 않으면 결국 후회만 남을
그 지도의 장소들
그 지도가 SNS 숏폼 커뮤니티
심지어 하면 좋다는 독서가 될 수도 있구요
읽다보면 생기는 취향들
먹어야하고 가야하고 해야 한다는 것들
배우고 싶은 것들
심지어 공부하고 싶은 것들이라던지
어릴때는 지금까지는
뭔가 배우려고
뭐라도 하나라도 더 경험하려고 안간힘을 쓰거나 했었는데
지금 와서 돌이켜보니
그게 과연 정답이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하나만 진득히 판 사람은
다른 경험 많이 못해봐서 아쉽다 그러고
이런저런 경험을 한 사람은
하나만 진득히 팔 걸 하고 후회하는게 세상 이치니까요
많은 곳을 '가고싶은 곳' '즐겨찾기'에 저장해버린 바람에
버킷리스트에 써둔 바람에
아니면 유행한다는 소위 갓생을 위해서 해야 될거라는 생각 때문에
지도를 너무 들여다보다가
내가 정말 해야 할 일을 잊고 있지 않은가...
가보지 못한 곳들 때문에
후회하고 방황하고 괴로워하고 있지 않은가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오늘도 '오늘 여기 가지 않고 그냥 집에 틀어박혀 있었더라면'
이라는 생각을 했는데요...
옷가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