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녀 어멍들 파이팅!!
이번 여행의 테마는 제주를 숱하게 방문했으면서도 못 갔던 곳 찾기. 오늘은 제주 해녀박물관이다.
늦게까지 자느라 활동시간도 늦어지니 해가 가장 위세를 떨치는 시간에 도착했다. 사진으로 봤던 박물관의 모습은 그저 현대식 건물 하나 정도였는데 막상 도착하니 드넓게 펼쳐진 잔디와 숲이 눈에 들어왔다. 해가 중천에 있든 말든 박물관 앞 잔디광장에 전시된 불턱, 어업선, 제주항일운동에 앞장서신 구좌읍 대표 3인방 해녀님들의 동상을 찬찬히 둘러봤다. 그리고 제주항일운동 기념비 옆의 해녀의 노래비를 읽으며 해녀님들의 고단한 삶을 가히 짐작하며 들어선 박물관. 넷플 드라마 ‘폭삭 속았수다’를 통해 익숙해진 해녀님들의 생활도구들과 전시품들이었지만 가족과 사회를 위해 고단한 삶을 살아간 해녀님들에 대한 시선은 조금 더 깊어지는 듯했다. 조심스레 한발 한발 내디딜 때마다 그 삶에 대한 경외심이 밀려왔다. 그러다 마주한 시선을 사로잡는 사진. 울컥했다. 소녀에서 할머니가 되기까지 그들의 인생은 어땠을까? 여덟 살 어린 나이에 물질을 배우고 열두 살 즈음 해녀의 삶을 시작하여 상군해녀로 세월의 궤적을 엮어온 삶이며 새벽부터 황혼이 기울 때까지 물질을 하다 늦은 저녁 새끼에게 젖을 물리면서도 그 삶이 주어진 운명이라 거부할 줄 몰랐던 삶이다.
나이가 들수록 엄마에 대해, 엄마의 인생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한다. 지금은 인지장애로 생활이 조금 불편해진 내 엄마의 삶도, 오늘 만난 해녀 엄마들의 삶도 가슴 뭉클하다. 날이 더워도 추워도 비가 와도 물질을 하며 파도와 물결에 시달리면서도 새끼를 위해 그 몸을 내었던 해녀 엄마들이다.
내가 좋아서, 내가 하고 싶어서, 내 맘대로 사는 인생은 생각만큼 많지도 쉽지도 않을 것이다. 오히려 누군가를 위해, 어쩔 수 없어서 살아지는 삶이 더 많을 것이며 맘대로 살 수도 없는 형편과 사정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해녀 엄마들은 새끼들의 커가는 모습, 새끼들이 웃는 얼굴에서 살아내겠다는 다짐을 반복했을 것이다. 그렇듯 나도 살아나겠다는 다짐을 반복할 수 있는 희망의 줄기를 찾아보려 한다
*마무리-해녀 엄마들이 찍은 단체 사진을 보면 모두가 환하게 웃는다. 심각한 얼굴이 없다. 그래서 더 찡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