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해 여름방학

11. 별이 빛나는 밤에

by 힐링작업소

옛날 온양 정미소 건물은 생각보다도 훨씬 작았다. 어느 구석에 어떤 물건이 있었을지 짐작조차 할 수 없었고 출입구 반대 방향으로 나 있는 유리없는 창문 앞에는 마른 볏짚만 창문 높이만큼 쌓여져있었다. 별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자리라는 조기혁 오빠의 안내에 따라 창문 앞 볏짚위에 앉아보니 푹신하고 부드러웠다. 창문 너머에는 별이 그득해 그 별들이 하늘에 떠 있는 건지, 창문 곁에 내려와 있는건지 모를 정도였다. 그러나 나는 별을 보는 것에 취미도 관심도 없었고 별자리에 대해 잘 알지도 못했다. 그런 나와는 달리 소년은 별자리를 향한 뜨거운 관심을 조기혁 오빠의 지식을 통해 풀어내는듯 했다. 별의 수만큼이나 하염없이 쏟아지는 질문에 조기혁 오빠는 친절하게 설명을 해줬으나 나는 잘 못 알아들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나는 별보다는 달을 더 좋아했고 김부자의 달타령은 완벽하게 불러도 저별은 나의 별 같은 동요는 끝까지 부르지 못했다. 한참동안 두 사람의 별이야기는 계속되고 나는 볏짚 위에 앉아 조기혁 오빠의 별에 대한 강의가 아닌 오빠의 목소리에 젖어들고 있었다. 그렇게 한참이 지났을 무렵, 소년이 문득 잠깐 어딜 갔다 오겠다는 말을 하며 나갔다. 갑자기 조기혁 오빠와 단 둘이 있다는 묘한 설렘과 부끄러움에 어쩔 줄 몰라하던 그때 조기혁 오빠가 쪽지 하나를 건넨다. 이따가 혼자 보라는 말을 덧붙이며... 그러더니 이내 이야기를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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