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도 BTS를 좋아할 수 있을까요?
큰 언니가 한국을 떠난 지 3년이 다 되어간다. 부모님 뿐 아니라 형제들에게 든든한 존재였던 큰언니는 결혼 후에도 우리 가족에게는 드러나지 않는 중심이었다. 결혼한 이후, 나와 멀지 않은 반경에서 살게 되어 저녁 식사나 장보기를 함께 하고 오며 가며 서로의 집에 들러 수다를 떨며 사소한 일상부터 집안의 대소사까지 함께 했다. 그랬던 언니가 오스트리아에서의 3년 생활을 약속하고 우리 곁을 떠난 지 2년 6개월이 지나간다. 연락이 어려운 시대라면 죽도록 그립겠지만 지구 반대편에 있다 한들 손가락만 까딱하며 얼굴을 마주하고 수다를 떨 수 있는 시대에 무슨 그리움일까? 타국에서의 안정적인 정착이후에는 바쁘니까 나중에 통화하자는 말로 1분도 채 안되는 통화도 일쑤였다. 그런데 오늘은 유독 언니가 보고 싶어 졌다. 퇴근길에 만나 밥을 먹고 쇼핑을 했던 곳을 지날 때였다. ‘곳’은 ‘사람’을 떠올리게 하며 곳과 사람이 어우러지면 그게 추억이 아닐까? 언니와 함께 했던 그곳을 지나다보니 그리움이 짙어져 휴대전화를 꺼내봤다. 오스트리아는 아직 이른 시간. 꼭두새벽부터 걸려온 전화에 놀랄 것을 생각하니 조금 참아보자 싶었다. 언제 어디서나 빈번하게 연락할 수 있는 사람이라도 한 번쯤은 마음 깊이 그리워해 보자는 마음도 있었고...
AI의 등장과 아울러 무엇이든 가능한 시대를 살아가지만 그것들이 절대 해결해 줄 수 없는 일도 있는 법이다. AI가 BTS를 사랑할 수 있을까? 사람이 하는 일을 로봇이 대신하는 시대라 해도 애절하게 그리워하는 마음까지 대신할 수 있을까? 오롯 그렇게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있음에 감사하고, 사람만이 해야 하는 일이 세상에 많이 남아있기를 소망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