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이스트를 뿌려주고 있나요?
저녁 식사 후, 집 앞 공원에서 운동을 하고 돌아오는 길 모퉁이에는 나란히 앉아 채소를 파는 할머니 삼총사가 있다. 노 할머니, 중간 할머니, 젊은 할머니 이렇게 구성된 채소 할머니 삼총사. 일전에 노 할머니와 젊은 할머니 두 분의 물건만 팔아드린 일이 마음에 걸려 중간 할머니 물건을 사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다가가 보니 아쉽게도 중간 할머니와 노 할머니는 결석이다. 이 상황 변화에 발걸음을 재빨리 돌리지 못하며 머뭇거리자 젊은 할머니는 이 어리숙한 고객을 한눈에 알아봤다. 이내 가격 자랑부터 어디서 재배하는지, 재배하시는 할아버지 나이가 몇 살 인지까지 이야기하는 혈기 넘치는 젊은 할머니 말에 몇 번을 대답해주다 보니 어느새 내 손에는 고춧잎 천 원어치 한 봉지가 들려 있었다. 그리고, 집에 와 봉지를 개봉해 바구니에 담는 순간, 웃음이 났다. 고춧잎 속에서 둥둥 뜨는 새끼손가락만한 고추들 몇 개! 이게 웬 덤인가? 잡히는 대로 담은 투박함이 곧 인심으로 느껴지고 그 인심은 내 마음에 흐뭇함으로 꽉 차 버렸다. 고추 몇 개 들어온 게 뭔 대수냐고 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고춧잎과 고추를 따로 파시는 할머니 입장에서는 고추 하나도 잘 걸러내 고추 바구니에 담으면 그것도 돈이다. 나 역시도 고춧잎 한 봉지를 마트에서 샀더라면 이런 덤을 만날 수 있었을까? 그것도 천 원에! 오늘고춧잎 봉지에 딸려온 새끼 고추 덤이 일러준다. 아무리 작아도 누군가를 기쁘게 해주는 것은 행복의 부피를 팽창시키기에 충분하다는 것을! 작은 나눔과 인심은 행복의 이스트다. 그나저나 아직까지 못 사드린 중간 할머니 물건을 팔아드리러 나는 이 추운 겨울, 밤운동을 또 나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