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희망을 얻어온다

산을 바라보고 길을 달리며..

by 힐링작업소

남도의 산은 운무를 두르고는 제 얼굴을 보여주지 않았다. 전부를 보여주지 않는 고고함에 왠지 끌렸다. 산이란 것은 오르고 내리는 용무만큼 보는 재미를 더해준다. 그것도 멀리서 운무를 두른 알 수 없는 그안의 향과 살아있는 것들을 상상하면 더욱 그렇다. 보일듯 보이지 않는 완만한 실루엣은 단연코 이렇게 멀리서 지켜볼때 가능하다. 산처럼 사람도 그럴까? 가까이서, 혹은 그 품 안에서도 행복하지만 때로는 멀리서 일정한 거리를 두고 지켜봄이 더 애절하고 더 정스러울 때가 간혹 있음은 나 만의 독특함일까?


그렇게 남도의 산을 훑고 모르는 길을 달렸다. 휴대전화 배터리가 다 되어 네비게이션도 꺼뜨린 채 달리다 보니 이 길들은 ‘당신이 잘 가고 있지 않을 수도 있다’를 넌지시 일러준다. 호기심보다는 불안함을 느끼며 모르는 길을 달리는 것은 마치 사는 것과 같다. 잘 가고 있지 않을 수도 있다는 불안함은 어쩌다 나타나 잘 가고 있음을 알려주는 이정표를 보며 안도감으로 바뀌곤 했다. 불안과 희망이 뒤섞인 낯선 곳에서의 여정..


어느 만큼의 윤곽은 그려 졌어야 할 인생이란 항로가 운무를 두른 산처럼 여전히 희미하지만 달리다 보면 목적지에 도착하곤 했다. 그렇게 믿어야 할까? 삶이란 여정이 다 그렇다고? 자꾸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뜬다며 내일만 의지하는 이 마음이 밉기도 하지만 그래도 가다보면 길은 나온다! 가 이번 여정의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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