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는 그 날이 오리라
정말 말이 아니다. 하얀색 나의 애마는 온갖 얼룩과 어디서 묻었는지도 모를 검댕이 자국에 새의 배변까지.. 말이 안 나올 꼴이다. 이러니 빠듯한 일정에 쫓기면서 주유도 할겸 주유소에 딸려있는 자동세차장을 찾았다.
처음 운전을 하고 자동세차기에 차를 넣던 때가 불현듯 떠올랐다. ㄷ 자 형태의 까다로운 코스였고, 안내원 아저씨는 좌측으로 돌리라 하더니 우측으로 다시 돌리라하고 심지어 바퀴와 기계로드를 맞추느라 후진을 하기도 했다. 그 후로도 몇 번, 과속을 일삼는 나의 운전은 자동세차장 입장에서만큼은 한없이 작아졌었다. 게다가 자동세차장의 금기사항인 브레이크를 밟거나 기어가 중립으로 되어 있지 않으면 큰 일이라는 공포감까지 한 몫 더 하며 자동세차장은 긴장 또 긴장이었다. 그것이 버릇이 되어 세차를 자주 하지 않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여튼 자동 세차장 첫 체험기는 대단한 도전같았다. 이제는 갇혀진 공간에서의 아늑함과 고독을 즐기며 스트레칭도 하고 이런 저런 딴생각을 하는 노련미가 생겼지만.
처음이라는 것이 주는 긴장과 약간의 두려움은 누구나 겪는 일이다. 특히 그것이 어떤 평가와 이어지는 일이라면 더욱 그럴 것이다. 모든 일이 미숙한 첫 단계를 걸쳐야만 한다는 것을 모를리는 없다. 그러나 그 과정을 겪고 난 후 익숙함을 누리기까지 보장된 시간은 예측할 수 없다. 그저 언젠가는 오리라는 가느다란 희망만 있는 것일 뿐. 이런저런 준비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무엇인가 부족함은 없는지 돌아보는 첫 라디오 생방송 하루 전날, 자동세차장의 첫 경험을 떠올리며 라디오 방송 생활이 하루 빨리 익숙해지고 여유로와질 때를 상상해본다. 드디어 내일 첫 라디오 생방송! 무사히 마치길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