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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안 Jan 18. 2022

첫 모험

- 당신의 첫 모험은 무엇입니까? 

2022년이 되면서 생각을 해보니 앞으로 살아온 날들이 살아갈 날들보다 넘치듯 많다. 그렇다면 나는 40년이 훌쩍 넘는 동안 무엇으로 살아온 것인지에 대한 고민? 의문? 이 생겼다. 

특히 임신과 출산 육아를 겪으면서 ‘나’보다는 누구의 엄마로 불리고 살아오기 시작했다. 어디서 들었는지 기억은 안 나지만 신이 모든 사람들을 돌볼 수 없기에 ‘엄마’라는 존재를 두었다고. 

젠장, 이게 무슨 말 같지도 않은.. 신도 하지 못하는 것을 왜? 하필? 엄마에게 책임전가를 시키는 것인지.. 그런데 과연 나는 ‘엄마’라는 이름으로 오롯이 잘 살아가고 있는지 덜컥 겁이 났다. 


“누가 낳아 달라했어? 엄마 아빠가 좋아서 낳아 놓고선, 왜 우리한테 그래?”

누구나 한 번쯤은 부모님들한테 이런 말대꾸를 했을 것이다. 그렇다. 아이들이 우리 좀 나아주세요. 플리즈, 이런 건 아니지 않은가… 

나 또한 얼떨결에 엄마가, 그것도 쌍둥이 엄마가 되어서 7년을 보냈다. ‘내가 엄마로 잘 살고 있는가? ‘에 대한 고민에 빠졌다. 엄마로 아이들을 키우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양육자로 아이들을 키우고 있는 건지… 도무지 답을 찾을 수가 없었다. 

10달 동안 내 몸속에 품어 피와 살을 내주어 낳은 아이들인데도 왜 요즘 아이들과 공감이 안되는지, 이 아이들도 몸만 자라는 것이 아니라 자아가 무럭무럭 자라다 보니 ‘엄마’라는 나의 존재가 이해되질 않을 때가 많은 모양이다. 


“엄마 어릴 때는 그랬어요? 그런데 지금은 아니잖아요’

“엄마? 왜 그렇게 생각해요?”

“엄마? 우리 이야기도 좀 들어주실래요?” 


모험을 해보려 한다. 이 아이들과 , 나의 아이들과.. 

처음엔 한 몸에 있었던 세 명이서 여행을 떠나보려 한다.

주변에서는 극기훈련이니? 살아서만 돌아와라, 화병에는 약도 없는데, 아빠 휴가 주는 거야? 

뭐, 다양한 반응들이 있었지만 대부분 부정적이었다. 그런데 이 모험이 가장 두려운 건 바로 나 자신이었다. 


출발 전날에는 정말 가기 싫었다. 

“미친년, 또 이상한 짓 했네.. 어떻게 감당하려고.. 아이들 데리고 30km 이상 운전한 적도 없으면서.. 아이고” 


아마도 이것이 엄마로서 나의 첫 모험의 시작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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