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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안 Dec 01. 2022

시발(時發)요리2  

- 김치 찌개

 시발요리2 _ 김치찌개


지긋지긋하다. 생각만 하면.. 도대체 이게 뭐라고 1년에 몇 번, 그리고 겨울 초입엔 사람 잡을 만큼 힘들게 한다. 그런데 뒤돌아서면 절로 웃음이 난다. 세상 미친년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해외 출장을 유난히 많이 다녔다. 공항에 도착하면 수속을 하고 인천공항 3층에서 반 층 정도 위에 있는 한식당에 가서 김치찌개를 먹는다. 위험지역 여행 시 예방주사를 접종하듯 김치찌개로 뱃속이 아닌 어딘가를 풍성히 채우고 출국장으로 향하곤 했다. 


한국인에게 김치는 어떤 존재일까? 아마도 무어라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쉽지 않을 듯싶다. 그럼 김치찌개는 무엇일까? 


김치찌개는 유래도 찾아보기 힘들다. 이렇다 할 기록이 남아 있지 않아서 여러 가지 썰들만 남아 있다. 지금의 형태인 김장 김치가 등장한 것도 조선 말기로 추측하고 있을 뿐이다. 일제강점기, 그리고 6.25 전쟁을 겪으며 우리 민족은 힘겹게 버티고 살았다.. 지금의 찌개로 불리는 음식도 조선 말기에 나온 《시 의전서(是議全書)》에 ‘조치’라는 음식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속이 시끄러울 때 김치찌개를 끓인다. 먹다 남은 자투리 김치 모아 놓은 것, 시큼시큼 곰삭은 냄새를 풍기는 김치, 그리고 냉장고 또는 냉동실 어딘가에 남아 있는 돼지고기를 찾아 끓인다. 




<김치찌개>


재료: 먹다 남은 신김치(배추김치, 파김치, 총각김치, 갓김치 등..), 돼지고기, 마늘, 고춧가루, 어간장, 두부, 양파, 파, 땡초 


1.     먹다 남은 아니, 시큼하게 잘 익은 김치를 준비한다. 


     Tip: 먹다 남은 김치를 모아 놓은 반찬통을 만들어 사용한다, 썰어 놓은 김치가 서너 개 남았을 때 버리지 말고 그 통에 모아 놓으면 훌륭한 김치찌개 재료가 된다 찌개 김치는 여러 가지김치가 섞여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 오히려 서로 위로하며 맛을 더한다. 


2.      냄비에 돼지고기를 넣고 다진 마늘 어간장, 참기름 조금, 식용유  조금을 넣고 주물러 중불로 볶아낸다. 


Tip: 찌개에는 남의 살이 들어가면 더 맛이 난다. 돼지고기가 아니더라고 꽁치 또는 참치 캔을 넣어도 맛있다. 친정엄마는 어묵도 가끔 넣어 끓여 주셨다. 남의 살이 싫으면 담백하게 채수나 멸치육수에만 끓여도 맛나다. 


3.     볶은 고기에 적당히 썰어 놓은 김치를 넣고 설탕 한 꼬집을 넣어 다시 한번 볶아준다. 


4.     적당히 볶아지면 육수를 넣어 끓인다. 


Tip: 육수는 멸치육수, 채수 등 다양하게 사용 가능하다. 이렇다 할 육수가 없다면 시판하는 곰탕 한팩을 넣어 끓여도 아주 훌륭하다. 


5.     강불로 약 15분 정도 끓인다. 이때 찌개의 색깔을 보고 애매하다 싶으면 고춧가루 1~2스푼을 넣어 색을 맞춘다. 


6.     중간에 간을 보고 싱거우면 소금 또는 어간장 또는 참치액 또는 된장 한 스푼으로 간을 맞춘다. 


7.     두부, 양파, 대파 등을 적당한 크기로 썰어 한소끔 더 끓인다. 



이상하다. 별거 없는데 끓여 놓으면 특별한 반찬도 필요가 없다. 그리고 이상한 게 하루 지나 먹으면 더 맛이 깊어진다. 아마도 재료에서 나오는 맛들이 밤새 충분히 어울려 그런 게 아닐까 한다. 


여자들에게, 특히 엄마들에게 김치는 애증의 대상이다. 

징글징글하지만 이것만큼 고마운 것도 없다. 왠지 엄마들의 또 다른 자식이 김치가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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