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2월 미국의 코로나 속 일상
한국의 언론이나 미디어에서는 미국이 종말을 맞은 것처럼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다(개인적인 느낌이다).
연일 20만 명 가까이 코로나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는 소식과 함께, 부정적인 뉴스들이 가득 들려온다. 실제로 이곳 사람들은 한국 못지않은 방역체계로 나름 안전한 삶을 영위하고 있음에도 한국에서 들려오는 미국 걱정은 끝이 없어 보인다. 한국에 있는 친인척 및 지인들의 걱정이 무한하게 쏟아지고 있다.
한국 역시 상황이 좋지만은 않아 보인다.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연일 상향되었다는 소식과 함께 자영업자를 비롯한 시민들의 고충이 각 곳에서 쏟아져 나온다. 연말을 맞아 더욱 강화된 방침이 각 지자체별로 발표되기도 했다.
각자 국가에서 머리를 모아 만든 방침을 저마다 잘 실행하고 있을 뿐이다. 그 과정에 약간의 차이가 있을 뿐 국민들의 생활은 크게 다른 점이 없다. 한국에서는 자국의 방역체계를 연일 칭찬하는 소식들이 많이 들려왔는데, 그 부분에 어느정도 동의는 한다. 다만, 나의 경우 양 국가에서 동시에 2020년을 보내다 보니 국가적 대응이나 국민들의 삶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는 것이다. 국가별 장/단점도 분명히 존재하고.
한국의 지인들이 고맙게도 이곳에 있는 나를 심히 걱정해주고 있다.
그때마다 나는 줄곧 이곳의 방역체계가 어떤지 설명해주곤 했는데, 이것은 그것에 관한 기록.
이를테면 건물 내 제한인원수를 둔 것이 그러하다. 대형마트 특성상 사람들이 많이 출입할 수밖에 없고, 이는 분명 사회적 거리두기에 반하게 될 수 있다. 때문에 이런 규정이 도입되고 잘 지켜지는 모습은 참 반갑다.
미국은(내가 거주 중인 워싱턴주) 건물 내 일정 인원 이상 출입 제한을 두어, 야외에서 사람들이 줄지어 순서를 기다린다. 사실 한국에 있을 때 대형마트는 물론, 은행 등 관공서 바닥에 사회적 거리두기 스티커가 적정 리를 두고 붙어 있는 것을 많이 봐왔다. 그런데 솔직히 한국에서는 그 스티커 대로 지켜지는 모습을 많이 보지 못했다. 1.5m 거리를 두게끔 안내가 되어있음에도, 순서를 기다릴 때에는 거의 다닥다닥 붙어 급한 모습을 보곤 했는데 확실히 이런 부분은 좀 아쉽다. '빨리빨리' 문화가 드러나는 부분 아닌가 생각한다.
한국이 확진자 수가 압도적으로 적은 것은 가히 국민으로서 자랑스러울만한 일이다. 그러나, 미국이 확진자 수가 엄청나게 높다고 하여 무슨 멸망 직전에 놓인 것처럼 이야기하는 것은 비약이다. 미국의 검진수는 타 국가들에 비해 놀라울 만큼 높다. 검진에 어려움이 있지도 않다. 누구나 편하게 가서 코로나 검진을 받고 양/음성 반응에 대해 금방 통보를 받을 수 있다.
내 이웃들은 코로나 사태가 확산된 후 거의 매달 검사를 받고 있다. 설사 음성이 나왔더라도, 꾸준히 체크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한국에 있을 때, 주변에 확진자가 단 한 명도 없었지만 동시에 검진을 실시한 사람 역시 지인 중 전혀 존재치 않았다. 실제 각국의 통계를 살펴보니 우리나라는 타 국가들에 비해 검사를 받은 수가 인구 대비 낮은 편에 속한다.
그저 일개 시민인 내가 구체적인 통계 데이터를 뭐라 상세히 설명할 순 없다. 다만 표면적으로 느껴지는 부분이 분명 존재한다는 것. 분명 이곳은 주변인 다수가 검진을 받거나 받아왔고, 한국에서는 주변인 누구도 검진을 받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미국에서도 내가 본 모든 사람들은 빠짐없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백화점, 대형마트, 음식점 등 모든 실내공간에서는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되었고, 오히려 한국보다 나은 모습까지 있다. 공공장소나 큰 건물에서는 마스크를 무료로 나눠주는 일이 한국만큼 흔하기 때문이다.
마스크를 미처 가져오지 못한 운전자, 많은 활동량으로 인해 마스크 줄이 끊어진 아이들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해 난처할 수 있는 상황들. 그 속에서, 사람들은 손쉽게 무료 마스크를 찾을 수 있다. 미국 '아마존(Amazon)'이 인수해서 큰 관심을 받은 대형 슈퍼마켓 '홀푸드마켓(Whole Food Market)'에서는 입장 시 손소독제를 뿌려주는 직원이 입구에 대기 중이고, 사람이 붐비는 시간에는 입장인원 통제를 위하여 직원들이 밖으로 나와 안내를 돕는다. 여타 대형 백화점들도 마찬가지의 룰(rule)이 있었다.
한국의 미디어 매체에서 서구권 국가(미국, 영국 등)에서 마스크 미착용 운동을 실시한다느니 여러 뉴스가 보도된 것을 보았다. 물론 그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한국에서도 마스크 착용을 거부하여 뉴스에 속속 등장하는 이단아들이 종종 보이지 않았었나. 어느 국가든 그런 사람들은 있기 마련이고, 그들이 모두를 대표하지 않는다는 점에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한국에서 이곳의 모든 실상을 다 보도하기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나 역시 미국의 모든 상황을 짤막한 글과 통화로 한국에 고스란히 전하기는 어렵다.
그러므로 나는 그저 이렇게 얘기하곤 한다.
사람 사는 곳 다 똑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