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특히 무더웠고 그래서 그런지 냄새에 예민해졌다. 나는 타인의 냄새에 그렇게 예민하진 않은데 내가 그 냄새나는 사람이 되는 건 싫다. 그래서 나름대로 신경쓰고 싶긴한데 좀처럼 그게 어렵다. 땀이 많은 편인데 요즘엔 헬스도 하고 있어서 그런지 옷에서도 몸에서도 냄새가 나는 듯 하다.
옷의 경우 나는 주로 면티를 많이 입었는데 엄마의 말로는 면티는 관리를 잘 하지 못하면 굽굽한 냄새가 나기 쉽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어느 순간 내가 입던 면티들은 빨아도 냄새가 났다. 특히 운동을 갔다온 다음이라면 더더욱. 그래서 집에서 있는 옷이나 운동복을 면티가 아닌 기능성 옷으로 바꿨다. 그게 내 첫번째 노력.
그것을 계기로 내 냄새에 상당히 신경쓰게 되었다. 누군가를 만나거나 할 때 나에게서 어떤 좋지 않은 냄새가 날까 의기소침해지기도 했다. 마치 기생충에 나오는 송강호처럼.
그 후 인스타그램을 보다 사람 몸에서 특히, 노인들에게 나는 냄새의 원인을 잡아준다는 바디워시 광고를 보고 그걸 구매해 사용해봤다. 홍보하려는 건 아니고 사실 지금도 사용중이긴 한데 리뷰에서 나온 것처럼 내 몸냄새가 싹 사라지고 좋은 향만 남는지는 모르겠다. 상품의 질이 나쁘다는 것은 아닌데 사실 몸냄새를 내 코로 맡는다고 잘 맡아지는 것도 아니라 효과를 확실하게 느끼기 어려웠다.
오늘은 향수를 하나 샀다. 향수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이제 하나쯤은 있어야 하지 않나 싶어서. 올리브영 세일기간이길래 들어가봤더니 할인하는 인기 향수가 있어서 그걸로 샀다. 온라인으로 주문한 것이라 어떤 향이 날지는 전혀 모르겠지만 잘 팔린 상품이라니 무난하게 괜찮지 않을까 기대중이다. 향수가 냄새에 대한 고민을 사리지게 만들어줄지는 모르겠으나 한 번 사용해보는것이다.
냄새하니 입냄새 역시 신경쓰인다. 언제부턴가 목에 결석이 종종 느껴질 때가 있다. 작업을 할 때 입을 벌리고 해서 그런건가. 편도결석을 제거해준다는 가글도 사서 사용해봤지만 썩 도움을 받지는 못했다. 편도결석으로 인한 입냄새가 날까 싶어 나는 얘기할 때 더욱 쪼그라들었다.
냄새라는 것이 대놓고 말하기는 어려운 것이라 여러 사람들과 함께 있는 자리에서도 사실 내 냄새를 알아차리긴 어렵다. 누가 얘기해주지 않을테니. 그래서 보이지 않는 적과 싸우는 기분이다. 물론 냄새는 진짜 보이지 않지만. 혹시나 별다른 냄새가 나지 않는데 괜히 허공에 헛발질을 하고 있는건 아닌가 싶기도 하다.
홀애비 냄새로부터 멀어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