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크릿 대신 '부러움의 법칙'

by 상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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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도 참 쓸데없는 공상을 즐기는 편인데 요즘엔 두 가지 정도의 생각이 들었다. 거기에 대한 글을 써보고자 한다.




첫 번째는 부러움의 법칙. 예전에 유행했던 시크릿과 유사한 개념인데 무언가를 실제로 보고 부러운 감정이 들면 후에 그런 일이 실제로 일어난다는 것을 말한다. 실제로 있는 법칙은 아니고 내가 최근에 빠져있는 생각에 AI가 이름을 붙여준 것. 사실 AI가 붙여준 이름은 다른 것이었는데 어차피 실제로 있는 것은 아니니 상관없지.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건 바로 5~6년 전 일 때문이다. 그때 당시 나는 커뮤니티를 간절하게 바랬었다. 오래되어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아마 디자인일을 시작하고 인스타그램을 하면서 나도 예술하는 사람들과 교류하고 싶다 같은 생각을 했다.


그러다 내가 사는 지역의 어떤 동네에 친구와 같이 가게 되었다. 그곳은 나름 '~리단길'이라는 이름이 붙은 거리였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다니는 큰길이 있고 양 옆으로 가게들이 있는데 그중 한 곳이 나름 그곳의 터줏대감으로 존재했다. 그 건물은 옛날 주택을 개조한 것으로 여러 업체들이 입점해 있고 뒤편으로 돌아가면 넓은 마당이 있었다. 어느 날 점심에 친구랑 그 골목을 걷다 우연히 그 건물의 뒤편으로 가보게 되었다. 건물 지하에 음식점이 있는데 기본적으로 지하에서 식사를 하지만 음식을 가지고 올라와 마당에서 먹을 수도 있다며 친구가 안내해 줬다. 그렇게 뒤로 돌아가는데 그 순간 보게 되었다. 뒷마당 테이블에 삼삼오오 모여 담소를 나누며 앉아있는 사람들을.


따사로운 오후. 푸릇푸릇한 잔디. 울타리 밖에서 바라본 그 마당의 풍경, 그리고 그 속의 사람들. 난 진심으로 그것이 부러웠다. 나에게도 저런 모임이 있다면 좋겠다고. 나도 저런 커뮤니티에 속해 그들만이 공유하는 무언가가 있으면 좋겠다고. 친구도 별로 없고 숫기도 없어서 낯선 사람을 잘 사귀지도 못하는 나는 그 순간 뒷마당 속 그 모습이 사무치게 부러웠다.


그리고 몇 년 후 나는 놀랍게도 그 마당에 그때 그 사람들과 똑같이 앉아 로컬 매거진을 만들어보자며 회의를 했다. 회의를 한참 하다 뒤돌아봤는데 울타리 너머 사람들이 마당 안을 들여다보고 있는 걸 보고 그때 확 체감이 되었다. 어라, 실제로 이루어졌네. 심지어 그 공간에서.




나로서는 정말 신기한 경험이었다. 부러워했던 그 이후 나는 그 거리에 있는 로컬 상점과 협업 기회를 얻었고 그때 만났던 다른 작가님을 알게 되었고 그 작가님과 영화모임으로 인연을 이어나갔다. 그 후 그 작가님이 그 건물의 뒷마당 한 편에 작게 독립서점을 내면서 글쓰기 모임을 통해 그곳을 뻔질나게 드나들 수 있었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로 로컬 매거진까지 제작하게 되었다.


울타리 밖에서 간절하게 바라던 내가 몇 년 사이 울타리 안 내가 부러워하던 그 사람들처럼 앉아있게 된 것이다. 그런 비슷한 일이 이전에도 또 이후에도 있었다. 한 번은 프랜차이즈 빵집 유리창 너머로 저 안에는 어떤 사람들이 일할까 한참을 바라본 적이 있는데 그 이후 나는 실제로 프랜차이즈 빵집의 제빵기사로 일했다. 물론 일이 힘들어 금방 그만두었지만. 또 북페어 역시도 그랬다. 처음으로 간 북페어에서 나는 사람들이 차고 있는 쥐 모양의 목걸이(주체 측에서 나눠준)가 귀엽고 부러워 다음에 꼭 나가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결국 다음 해에 창작자로 참가했다.


물론 제빵기사가 된 일과 북페어에 참가한 일은 뒷마당의 모임이 부러웠던 것과는 조금 결이 다르긴 하다. 커뮤니티가 부러웠던 건 진짜 아무 연관이 없었던 거고. 제빵기사 때는 이미 제빵학원에 다니고 있었으며 북페어 역시 글쓰기 모임은 하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무언가를 부러워하는 것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시크릿과는 조금 다르다. 시크릿은 보통 실제로 내가 겪은 것처럼 떠올리라고 하지만 내가 만든 부러움의 법칙은 내가 부러워하는 걸 실제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대로 됐다면 나는 이미 억만장자에 슈퍼스타였을 것이다. 막연히 상상하는 것보다 실제로 내 눈앞에 그 결과가 존재하고 그것을 진심으로 부러워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AI에게도 물어보니 나름 근거가 있다는 답변을 줬다. 실제로 자신이 직접 결과를 보게 되면 더 목표를 가깝게 여기게 되니까 가까워질 수 있도록 더 실천하게 된다고나 할까. 물론 어디까지나 내가 경험을 통해 만들어낸 것이지만 말이다.




이 생각을 떠올리고 난 다음 나는 산책을 하면서 집 뒤편, 고급 주택단지를 자주 갔다. 거기 집들이 참 멋있다. 그래서 지나가며 진심으로 부러워한다. 나도 저런 집에서 살아보고 싶다고. 물론 모든 트릭이 다 그렇듯 모른 상태에서는 이루어져도 어떤 법칙이 있다고 스스로 깨닫고 나서 부러워하는 건 어딘가 진정성이 떨어지는 기분이다. 뒷마당의 모임을 처음 봤을 때 내 안에 자연스럽게 올라오던 그 부러움은 정말 진심이었으니까. 간절했고.


맨 처음 요즘 하는 생각이 두 가지 있다고 했는데 한 가지만 적었는데도 글이 길어져버렸다. 다음 글에 나머지 생각을 정리해 봐야겠다.(다음 글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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